“중고농기계 적체… 유통에 동맥경화 심각해”

“콤바인시장에 먹구름이 잔뜩 끼였다. 결코 희망적이지 않다”고 말문을 연 김연배 대표는 “콤바인을 자가 구매할 농가는 웬만한 기계 한 대씩은 이미 보유하고 있을뿐더러 새 기계를 들이겠다는 농가는 몇 년씩 사용한 중고콤바인을 판매처(농기계대리점)에서 도대체 얼마나 쳐 줄 것인가만 줄다리기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전국 어디를 가든 농기계 대리점마다 중고콤바인이 10여 대 이상 산적해 있을 것”이라며 “중고기계를 어떻게든 처분해야 대리점 운영경비며 인건비를 충당할 터인데 신품팔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인수한 중고기계만 계속 쌓이고 있어 대리점 경영부실화의 뇌관이 여기저기서 곧 터질 지경”이라고 토로한다.

김 대표는 “비단 콤바인뿐만 아니라 트랙터 등 이미 내수시장은 교체수요 체계로 바뀌고 있는데, 제조(판매)사는 자신들 매출 목표만 신경 쓸 뿐 유통조직이 동맥경화에 걸려 내수시장이 망가지고 있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힐난한다.

이어 그는 “산업이 지속 성장하려면 생산, 유통, 소비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상생발전 해야 함에도 농기계분야는 오직 대리점만 판매, 중고기계 인수, 사후봉사까지 부담이란 부담은 다 안고 있는 구조다”고 지적한다.

그는 “대리점이 무너지면 단순히 영업장 하나 없어지는 문제로 결코 끝나지 않는다. 일자리 잃은 직원과 가족들은 사회문제로 비화될 것이며, 사후봉사 부담은 고스란히 메이커가 떠안아야 할 것”이라며 “중고기계를 해외로 빼내거나 폐기해서 유통에 숨통을 트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그는 “제조(판매)사가 의무적으로 한 해 판매량의 최소 30% 이상의 중고기계를 처분하는데 나서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며, 제조사와 정부가 도와준다면 대리점은 출혈이 있더라도 중고기계 처분에 적극 뛰어들 태세”라고 말한다.

김 대표는 “아무리 좋은 기계를 만든다 해도 제대로 된 유통과 사후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고 지적하며 “대리점이 살아야 제조(판매)사도 정상경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해 심각한 동맥경화 현상에 빠진 농기계 유통시스템을 먼저 정상화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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