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뇨가 귀중한 거름이 된다는 상식은 옛말이 됐다.
가축분뇨가 토지와 하천에 넘쳐흘러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축산분뇨 발생량이 약 6,095만 톤이라고 밝혔다. 이를 정화하기 위한 하루 평균 생물화학적 산소량인 BOD는 3,640㎥이며, 총질소 발생량은 868㎥, 총인 발생량은 314㎥을 기록했다. 국내 인구로부터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BOD 2,500㎥, 총질소 550㎥, 총인 65㎥인 것을 감안하면 인구보다 가축의 오염수준이 3배 이상 많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는 가축분뇨를 환경오염의 주요원인으로 보고 2012년 5월에 축산관계자들과 대토론회를 거쳐 ‘가축분뇨 선진화방안’을 추진했다. 이 방안에는 상수원 관련지역의 가축사육 제한, 가축분뇨 배출시설 관리강화 등이 포함됐지만 농가가 현실적으로 따라올 수 있는 지원책이나 구체적인 관리방법이 없어 지금껏 효과가 미비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할 돌파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거름으로 쓰지는 못해도 이를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실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횡성의 가축분뇨 연료화 현장을 방문해 연료화의 필요성과 기술을 살펴보고 실용화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분뇨로 만든 거름 수용할 토지 부족해 수질오염
횡성에 위치한 축산농가를 운영하는 A씨는 우분을 밭에 뿌려 거름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농지에 이미 분뇨가 넘쳐 더 이상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가축분뇨를 거름으로 만들기 위해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을 전국에 87개소, 축산업자가 자가 처리하는 정화처리시설 798개소, 퇴비화시설 4만9,096개소, 액비화 시설 1,735개소를 두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나온 퇴비나 액비를 농경지에 살포해도 농지면적이 좁아 분해하지 못한 채 하천에 유입되는 분뇨가 수질오염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축산분뇨로 인한 환경오염을 방지하는 비용이 연간 1조6,918억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가만 병드는 것이 아니다. 자체 시설을 둘 수 없는 영세한 축산 농가는 해마다 강화되는 환경오염방지에 관한 규제와 비용 때문에 울상이다.
하지만 A씨는 걱정이 없다. 분뇨 처리시설에 맡기는 비용보다 저렴하게 수거하는 시설이 횡성에 있기 때문이다. 바로 우분 펠릿 제조시설이다.

◇최적의 건조기술과 작은 펠릿 만드는 것이 핵심기술
㈜이레는 2007년 횡성군과 우분을 연료화할 수 있는 기계를 공동개발하고 일정량을 연료화 하겠다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역 내에 우분 펠릿제조시설을 설치했다.
우분은 시설내에서 교반 및 성형기로 교반과정을 거치고 고온성 미생물을 투입해 수분조절 한 뒤, 압축성형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펠릿이 된다.
우분은 수분이 60%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를 건조시키거나 분리시키는데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또 건조과정에서 펠릿의 연소효율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최적의 건조방법을 찾기까지는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현재까지는 수분을 전부 건조시키는 것이 아니라 80~90%를 건조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품질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은 펠릿을 만들어내는 기술도 중요하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연소시켜 대량의 에너지를 발생시키려면 연소 면적을 최대한 증가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농산물이나 축산물보다 점성이 있기 때문에 성형기 내부에 있는 작은 펠릿을 만들기 위해 체망을 작게 제작하면 막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레는 현재 지름 2cm내외의 농가용 펠릿을 만들기 위해 기술개발중이다.

◇목재 펠릿과 비교해서 열효율 뒤지지 않아
㈜이레 관계자는 “우분 펠릿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이라고 강조한다. 1,000kcal를 발생시키기 위해 경유는 143원, 목재펠릿은 78원이 드는 반면 우분 펠릿은 한 푼도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열효율 또한 우분 펠릿 1kg당 3,700Kcal를 발생시킨다. 목재 펠릿 1kg이 발생시키는 4,500Kcal에 비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한우 100두가 연간 생산하는 축분의 경제성과를 분석한다면 109톤의 연료를 생산해 381Gkal 발생시킬 수 있다. 이는 전력 317Mw에 해당하는 양으로 경우 6,006만원(4만2,000L),등유 5,124만원(4만2,000L), 우드펠릿 2,940만원(84톤)에 해당하는 경제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기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