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충남대학교 연구처장
김용주 충남대학교 연구처장

이상으로 볼 때,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농기계는 빠르게 개발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상용화 및 보급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친환경 농기계가 갖는 환경 저감 특성 대비 농민이 얻는 효과가 낮기 때문으로 친환경 농기계의 보급 및 확산을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첫째, 농기계 제조사는 친환경 농기계의 핵심부품을 공용화하여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이를 통하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동차의 경우 친환경 농기계의 가격은 내연기관 대비 높으나, 자동차는 사용 시간이 농기계 보다 월등히 높아 유류비 절감을 통하여 친환경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 농기계는 사용시간이 짧아 유류비 절감효과가 크지 않으므로 핵심부품의 국산화, 공용화 등을 통하여 재료비 절감이 필요하다.

둘째, 친환경 농기계의 충전을 위한 전기 충전소와 수소 충전소 등의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0년 12월 31일 기준 우리나라 공용 전기차 충전기는 총 34,630기가 보급되었으며, 이중 급속 7,959기(전체 23%), 완속 26,671기(전체 77%)로 파악되고 있다. 수소 충전소는 2021년 12월 31일 기준 170기가 구축되었으며, 2030년까지 660기를 구축 예정이나, 전기 충전소와 수소 충전소 모두 전기 농기계까지 충전하기에는 그 숫자는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농기계의 특성상 농가 지역에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친환경 농기계는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등 고가의 핵심부품으로 내연기관 대비 가격 경쟁력이 낮아 보급을 위한 정부 보조금 등의 구매 보조 정책이 필요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배기가스 무배출차량에 대한 판매 쿼터를 추진하여 각종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시킨 차량만 등록이 가능한 독자적인 대기방지조례 기준을 도입하고 있다. 또한, 2018년부터 FARMER (Funding Agricultural Replacement Measures for Emission Reductions) 프로그램을 통해 농민이 기존 내연기관 농기계를 친환경 농기계로 구매 시 보조금을 지원해 주는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친환경 농기계의 보급 및 확대를 위해서는 국내 전기차 보조금과 같은 구매 보조금 혹은 한국형 FARMER 프로그램의 운영이 필요하다.

자동차 산업은 오랜 기간 내연기관에 의존하였으나, 1997년 도요타 프리우스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시작으로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그리고 최근에는 현대자동차의 NEXO 등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상용화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농기계 분야에도 확대되어 지속적으로 전기, 수소 등의 친환경 농기계 개발이 진행되고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서는 핵심부품 국산화 및 공용화를 통한 제품 가격 경쟁력 확보, 충전 인프라 확보를 통한 충전 편의성 확보, 그리고 구입 보조금을 활용한 제품 구매력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친환경 전기수소 농기계는 환경 문제 해소와 더불어 자율주행, 작업 모니터링 등 다양한 지능형 농작업 기술과 접목이 가능하여 스마트 농업을 빠르게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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