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구는 약 52백만명(`22)까지 증가했으나 경제발전과 도시화로 식량을 생산하는 농지 면적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농업 인구 또한 고령화되면서도 231만명(`22)까지 줄어들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감소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풍년과 쌀의 자급을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단위 면적당 쌀의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늘었기에 가능했다.

여기에는 노동력의 부족을 해결하고, 인력이나 축력을 대체할 수 있었던 농업기계공학의 발전이 크게 기여했다고 판단된다. 다른 한편으로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농산물의 생육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고, 수확량은 지속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인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업 기술의 혁명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있다. 

최근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4차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인공지능 및 로봇에 대한 연구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산업 분야의 기술들을 다양한 농작업에 적용하여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사람의 지능과 판단에 준하는 인공지능을 갖는 무인 농기계와 로봇 등이 사람 대신 농사를 짓고, 동종간 또는 이종간 무인 농기계와 농업로봇이 서로 통신망으로 연결되어 서로 간의 정보 전달을 함으로 유기적인 농작업 및 농작물 운송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농업의 4차 혁명은 농업 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및 생산성 저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직진 자동조향장치(승용관리기) 부착 농기계
직진 자동조향장치(승용관리기) 부착 농기계

국립농업과학원 농업로봇인공지능연구실에서는 2020년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과수원에서 이용 가능한 지능형 무인 방제로봇을 개발한 바 있다. 미리 입력된 과수원 내의 정해진 경로를 자율주행과 동시에 나무의 유무와 크기, 모양 등을 인식하여 선택적으로 약제를 살포함으로서 관행 방제기에 비해 20∼30%까지 농약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2021년에는 토마토 수확량 예측로봇은 온실 내에서 자율주행하면서 토마토를 인식하고, 익은 정도도 측정한다. 외부 광원의 불규칙한 환경에도 영향을 적게 받으며 토마토끼리 붙어 있거나 잎이나 줄기, 토마토 뒤에 숨겨져 있어서 조금만 보이는 경우에도 개체를 분리하여 인식할 수도 있다. 이 로봇을 통해 며칠 후의 출하량을 미리 추정할 수 있어 경영 계획의 수립에 도움될 것이다.  

2022년도에는 고정밀 위성항법시스템(RTK-GNSS)를 기반으로 핸들형 농기계에 장착 가능한 모듈형 직진 자동조향장치를 개발하였다. 개발한 장치는 트랙터, 관리기, 이앙기 등 기존의 승용형 농기계에 붙여 사용할 수 있으며, 고정밀 위성항법시스템과 관성측정장치, 조향장치(전동 운전대), 사용자 인터페이스 장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직진 자동조향장치(트랙터) 부착 농기계

사용자가 시작점과 끝점과 작업폭을 입력하면 두 점을 연결한 직선을 기반으로 주행 경로가 생성되고 이를 따라 직진 주행을 도와준다. 고정밀 위성항법시스템은 ±2cm 이내의 정밀도로 위치를 측정해 ±7cm 이내의 오차로 설정한 경로를 따라 직진 자율주행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사람이 직접 운전할 수도 있다. 기존에 직진 자율주행을 도와주는 조향장치가 개발되어 판매가 되고 있었지만, 이번에 개발한 자동조향장치는 사용자 조작 편이성이 높고 듀얼 안테나를 사용해 저속에서도 높은 정밀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차별점이 있다. 그리고, 단순 반복적이며 취급 방법에 따라 인체에 위험을 줄 수 있는 방제 작업에 대한 무인 로봇 기술 적용한 시설온실 방제로봇을 개발하고 이를 고도화하였다. 개발한 방제 로봇은 8시간 이상 연속 운전이 가능하고, 300L의 약액통을 적용하여 1회 0.33헥타르 방제가 가능하다.

또한, 마그네틱, 근접 센서, 광학 검출기 등을 사용해 계획된 경로를 따라 자율주행할 수 있도록 설정하였으며, 로봇의 앞과 뒤에 접촉 센서를 붙여 사람 또는 장애물을 감지했을 때 비상 정지해 사람과 로봇을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방제 로봇을 적용한 결과, 0.33헥타르 기준 작업자 2인이 약 2.5~3시간 걸렸던 작업을 작업자 없이 약 1.5시간으로 줄어 효율이 높아졌다. 특히 밀폐된 온실에서 작업자 없이 방제할 수 있어 미립 방제(미립화 200㎛ 이하)가 가능하다. 미립 방제는 공기 중에 농약 입자가 머무는 시간이 늘어 작물에 붙는 양을 최대 15~20% 늘리는 효과가 있다. 이번 방제 로봇 개발로 단순하고 반복적이며 인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작업에서 작업자를 보호하고 작업 효율성을 높여 농작업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과 국내외 업체, 연구기관, 대학 등에서의 많은 연구개발 결과를 토대로 한 기술 변화는 첨단 농기계, 농업 로봇의 실용화 문제를 해결해 줄 중요한 열쇠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머지 않은 미래에 첨단농기계, 농업 로봇이 스스로 농작업을 수행하는 무인 농업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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