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 한국농기계신문 발행인
이성열 한국농기계신문 발행인

‘2023 익산농업기계박람회’가 익산시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31일부터 오는 11월3일까지 나흘간 개최된다. 익산시가 주최하고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약 200개 업체가 참가하여 수도작기계, 밭농업기계 등 400여 기종을 선보이게 된다. 특히 자율주행 농기계와 스마트 ICT시설 기자재, 농업로봇 등 첨단 농기자재를 중점 전시하며 시설원예 수출정책 세미나, 농업기계 연시 등 부대행사를 통해 참관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농업기계 연시장에서는 자율주행 트랙터·이앙기·파종기·관리기·무인항공 방제기 등 다양한 농기계 제품의 성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보다 많은 농업인의 참관을 통해 성공한 박람회로 기록되기를 기대한다. 

농업기계 박람회는 참가업체의 전시제품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소상히 전달함으로써 현장에서의 직접적인 거래는 물론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홍보효과를 통해 잠재적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소비자에게는 나날이 새로워지고 첨단화하는 농업기계에 대해 생생히 살아있는 정보를 깊이 있게 습득토록 함으로써 참교육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보아 무방할 것이다. 

농업기계의 첨단기술 개발은 농기계 메이커는 물론 공공기관에서도 적극 참여함으로써 더욱 가속화되어 새로운 기능의 농업기계를 상시적으로 접하게 될 것이다. 농업기계 개발 전담 조직인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는 올해 지능형 농작업 자동화·무인화 시스템 개발을 비롯하여 현장 맞춤형 밭농업 기계화 기술, 농업 에너지 절감과 시설환경 최적화 기술, 농식품 가공과 저장유통 기계기술 개발 등을 목표로 기계화율이 낮아 농업인들이 가장 애로를 겪고 있는 밭농업기계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노지 스마트농업을 위한 스마트 밭농업기계 개발과 밭농업기계 복합·범용·고도화 기술 개발, 여성·고령 친화형 농기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공학부의 이같은 AI·빅데이터 등에 바탕을 둔 자동화·로봇화 등 첨단기술 개발은 오롯이 산업현장으로 옮겨진다. 개발 기술은 기술이전 과정을 거쳐 실용화는 농기계 생산업체 몫이 되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새롭게 진화하여 등장하는 농기계는 이같은 순환체계에 의해 우리 앞에 선을 보이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첨단 농기계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 이상의 실체적 교육은 없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초기 국제농기계박람회 개최과정에서 서울 도심의 한복판이라는 지역적 특성에 묶여 연시공간을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참관 농업인들로부터 외면 당하는 수모를 겪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박람회에서는 여유롭게 연시장을 확보하여 참관객들의 적극적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참관객이면 누구에게나 연시기회를 제공하여 농업인이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를 시각적·감각적 체험을 통해 터득토록 함으로써 선택의 폭을 넓히는 동시 농기계 이용효율 또한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최근 지자체 중심의 지역농업박람회 개최가 무분별하게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농기계 대리점까지 무리하게 끌어들여 시간적·경제적 불이익을 주는 사례까지 있다고 한다. 이들의 무리한 요구임을 인지하고 있지만 영업권내이고 특히 지자체의 보조사업 참여 등 작으나마 이해관계가 얽혀 뿌리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행사 자체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개막식에는 지역유지와 그 지역출신 국회의원 등이 참가하지만 이들이 퇴장하고 나면 박람회장이 텅 비기 일쑤라는 것이다. 더욱이 심한 경우 타이틀만 박람회일뿐 5일장이거나 지역시장 수준의 보잘 것 없는 행사로 치부되기도 하여 등을 돌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행여라도 지자체장의 존재가치 부각을 위해 행해지는 쇼라면 허울뿐인 지역농업박람회는 일찌감치 걷어 치워야 한다.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쓰여져야 할 예산이나 비용이 특정인의 정치적 생명유지를 위해 낭비되고 지역 농업인까지 불필요하게 동원된다면 이는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진정으로 관내 농업인을 위한다면 지역농업박람회 소요 비용을 중앙정부가 후원하는 공인된 농업기계박람회 참관경비로 전용하는 것이 백번 낫다. 최첨단 농기계와 관련한 폭넓은 정보를 얻고자 하는 농업인들의 열망이 뜨겁고 농업기계박람회 참관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다. 직접 보고 느끼고 감동을 주는 농업인의 축제로 승화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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