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농기계 보조지원사업 70% 가까이 자취 감춰
원자잿값 상승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쳐 '3중고' 겪어

하반기 농기계시장이 좀처럼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장’ 아닌 ‘유지’가 대다수 중소 농기계업체의 최우선 생존전략이 될 정도로“마지못해 버티고 있다”는 푸념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반짝 호황을 누리고 있는 수출실적은 ‘북미’,‘트랙터’에 국한되다보니 소수 종합형업체의 전유물에 그치고 있다. 종업원 50인 미만이 대부분인 600여 중소 농기계업체는 “업을 계속 유지해야 할지”가 당장의 고민이라는 하소연이다.

이미 정체기에 접어든 농기계 내수시장은 지난 코로나19사태로 폭탄을 맞은 듯 초토화상태다. 내수시장을 근근이 지탱해 온각 지자체의 농기계 보조지원 사업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전국 몇몇 시군은 예년의 절반, 많은 곳은 70% 가까이 농기계 지원사업이 자취를 감췄다는 평가다. 관련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추경 △자투리 예산이라도기대해 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마저도 불명확하다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벌써부터 내년도 본 예산마저 더 축소될 것이라는 예측에 농기계업계의 주름은 더욱 깊어지고있다.

한동안 지속된 철판·구리 등 원자재 값 불균형으로 “매출이 늘어도 남은 게 없는” 상황에서 기존인력의 근로시간 축소를 메꿀 추가인력 고용에 따른 비용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가뜩이나 농기계 제조업은 숙련된 생산직을 제때 구하기조차 어려운 형편이라 제조사는 물론 대리점의 수리기사 인력난까지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은 1만원 시대를 앞두고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으로 흘러가고 있어, 업계의 고충은 더욱 커지고 있다.

농기계제조사 대표는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에 선진국조차 시행하지않는 ‘주휴수당’까지 고려하면 실질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1,003원까지 인상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자재값 인상에 주 52시간제는 물론 최저임금까지 3중고의 비용부담에 골머리가 아프다”며 하소연한다.

한편 마늘·양파 수확기에 농촌인건비가 하루 적게는 15만원 많게는 20만원까지 치솟자 기계화를 서두르는 농가가 크게 늘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치솟는 인건비에 그마저도 원하는 날짜에 사람구하기까지 힘들어지자 농기계로 파종부터 수확·수집하려는 농가가 크게 늘었다”며 “지금의 인건비라면 2년 만에 마늘파종기 1대 값은 충분히 뽑는다는 계산으로 마늘농가의 문의와 주문이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학계 관계자는 “농가의 농업 생산성, 경쟁력 향상은 이제 농작업의 전면 기계화에 달려있다 하겠다”며 “성능과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 양질의 농기계 공급을 위해서는 영세한 농기계제조사의 경영 견실화를 위한 관심과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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