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 전문연구원 donghoon@kre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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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농업·농촌은 다양한 대내외 여건 변화로 인해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저출산 및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와 수도권 인구 집중으로 인해 농촌지역의 인구 유출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와 국제 곡물 수급 여건 변화에 따라 식량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농업 분야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메가 FTA로 인한 국제질서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크게 변화시켰으며, 농업 부문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2022년 5월 새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농업·농촌 정책 추진을 위한 새로운 기틀이 마련되고 있으며, 조만간 본격적인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는 농업·농촌 분야 주요 국정과제로 식량주권 확보,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농가경영 안정, 농산촌 지원 강화 및 성장환경 조성 등을 채택하였으며, ‘튼튼하고 굳건한 식량주권’, ‘혁신하고 성장하는 역동적 농업’, ‘두텁고 안정적인 농가경영 안전망’, ‘건강하고 안전한 국민 먹거리’, ‘쾌적하고 매력적인 농촌’ 등의 5가지 농정 목표를 정립하였다. 또한 이를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해 5년 단위 법정 계획인 「2023~2027년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정부 정책을 통해 앞에서 언급한 농업·농촌 분야의 많은 어려움이 해결될 수 있기를 누구나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효과적인 농업·농촌 정책의 수립에 있어 가장 기반이 되어야 하는 사항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농업·농촌을 바라보는 국민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농업·농촌 분야의 많은 논쟁과 이슈들이 기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농업·농촌 정책의 본질적인 대상은 농업인을 포함한 국민 전체이며,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정책 대상들에 대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추어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인과 도시민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2022년 농업·농촌 국민의식 조사」 자료를 발간하고 이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주요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먼저, 미래 농업·농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안정적 식량 공급’(도시민)과 ‘환경보전’(농업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도시민의 상당수는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이 지니는 가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추가적인 조세 부담 의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농업인의 공익적 기능 증진에 대한 보상 수준이 낮고 농촌 복지 관련 예산 증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업·농촌에 대한 도시민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으며, 농촌지역의 어려운 생활 여건에 대하여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민의 귀농·귀촌 의향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하였으며, 선호하는 이주 형태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나 다양한 귀농·귀촌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농촌지역의 생활 인프라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농업인의 직업 만족도는 전년보다 하락하였으며, 농업경영의 주된 위협 요소는 ‘농업 생산비 증가’와 ‘일손 부족’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농업인들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현장 중심형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2022년 농식품 분야 주요 이슈는 ‘자연재해’와 ‘농산물 가격 안정’으로 나타나 물가 안정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외에 도시민은 주로 환경과 먹거리, 농업인은 농업소득 관련 분야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의 미래 식량안보 위기에 대한 농업인의 인식 수준이 높고 기후변화와 농업 인구 감소를 비롯한 다양한 대내외 위협 요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응한 식량안보 체계 구축과 함께 합리적인 식량자급률 목표치가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다양한 대내외 여건 변화와 함께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 의식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농업·농촌은 다양한 정책들을 통해 이를 극복해왔으나 농업·농촌에 대한 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민 의식에 기반한 농업·농촌 정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정책 수립 및 추진의 핵심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무의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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