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효율 증진·사료비 절감·수입원료사료 대체 효과 커
탄소중립 목표 달성, 사료가격 폭등 등 문제 선결돼야

전 지구적으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 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거의 모든 산업의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정부도 2020년 12월 ‘2050 탄소중립의 추진전략 ’을 수립하고 발표하였고, 이에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농업분야 탄소배출량 저감목표를 48%로 정하고, 그 중 70%를 2030년까지 조기감축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발표했다 .

또한, 농식품부는 축산분야 실천과제로 사양관리·분뇨처리 개선, 스마트 축사 보급 및 소 사육방식 개선 등을 발표했는데(그림 1), 사실 축산분야의 실천과제를 조금 들여다보면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하여 한우농가를 살리면서 동시에 탄소중립이라는 큰 명제를 달성할 수 있는 좀더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현재 한우농가를 비롯한 축산농가 대부분은 당면한 현실문제인 사료가격 폭등과 사료수급 등 농가 경영비 악화라는 악조건 하에서 매우 어려운 시기이므로 실질적으로 축산농가의 문제를 선해결하고 동시에 탄소중립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과제만이 농가의 참여도와 목표 달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된다. 

2050 농식품 탄소중립 목표의 정책방향과 핵심과제(출처: 농식품부)

사실 축우산업이 탄소배출 저감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축산분야 실천과제의 성격이 마치 한우산업을 탄소배출에 있어 주범이며 따라서 일방적 계도 또는 개선의 대상 정도로 여겨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는 마치 FAO(유엔식량농업기구)의 발표 보고서를 인용해 ‘전세계 교통부문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보다 전세계 가축이 배출하는 양이 더 많다’라고 하는 어처구니 없는 말이나 마찬가지로 생각된다.

이미 여러 축산관련 단체에서 설명했지만,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가축의 배출량은 생애주기 전체에서 발생되는 양이고, 교통부문은 제작과정이 전혀 포함되지 않는 단기 직접 배출량이다. 즉, 양 부문을 동등하게 비교하자면 교통부문 역시 화석채굴, 이동부문, 연료정제, 공장단계, 항공·해운 등 운송, 항공·자동차 운행배출 등의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전체량을 가축배출량 과 비교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축산분야 특히 한우산업이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사라져야 하며, 특히 탄소흡수 및 탄소저감 기능을 하는 소의 사료작물 재배나 폐기되는 탄소자원을 사료로 재활용이 가능한 재생농업 측면의 가치를 주목하고 확대시킬 수 있는 정책방향과 실천과제 설정이 절실하다.

폐기되는 탄소자원의 사료로써 재순환은 농산부산물 또는 식품부산물이 대표적이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농산부산물 폐기량은 연간 600만톤이 넘고 이 부산물 처리비용으로 7,700억원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농촌진흥청, 2016; 2019). 사실 농산부산물의 재순환 문제는 비단 새로운 실천방법은 아니다.

이미 2008년 국제곡물파동을 겪으면서 자가 TMR 방식이 한우 사육농가 사료비 절감 방안으로 보급된 바 있다. 필자 역시 이미 오래전부터 한우농가 교육과 농가 진단 등을 통해 TMR의 급여방식의 실천방법과 장기적 방향성을 제시하고 TMR 배합비 컴퓨터프로그램 교육을 실시하였지만, 기존 관행 방식에서 TMR방식으로의 변화에 따르는 여러 가지 어려움, 예컨대 초기 자본 부담, 부산물 확보 방안, 적절한 배합비 등의 문제로 한우 농가 입장에서는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그간 꾸준한 연구와 교육, 그리고 정책적 지원으로 TMR 적용의 걸림돌을 많이 없앴다고 보여진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첫 번째 애로사항인 초기 자본 부담은 TMR 배합기 구입 시 구매자금 보조금 정책이나 부산물 활용한 TMR 배합프로그램을 통한 사료비 절감 방법 제시 등으로 일정 수준이상 해결해 왔다.

한우 TMR/F 발효사료 배합 시 사료비 절감 예시(대동테크 자료제공)
한우 TMR/F 발효사료 배합 시 사료비 절감 예시(대동테크 자료제공)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거세비육 100두 기준 6개월 입식에서 30개월 출하(24개월 사양)하는 농가를 기준으로 1일 두당 평균 12kg TMR/F 급여 시, 1kg당 400원짜리 TMR/F 사료를 농산부산물 활용하여 350원으로, 즉 1kg당 50원 저렴하게 배합비를 작성해서 TMR/F를 한우에게 급여한다면 비육 1 사이클(즉, 24개월 사양)이 완료되면 43,200,000원이 사료비로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TMR/F 배합기를 구매자금 보조 사업으로 구매한다고 가정한다면 중대형 TMR/F 배합기 1대와 맞먹는 금액이다(25 ~ 30m3 고정식 기준; 대동테크 제공).

두 번째 문제인 부산물의 확보와 저장 기간 불안정은 한우작목반 또는 영농법인 형태의 협업 TMR 생산방식으로 부산물 을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고 생균제를 활용한 발효사료형태로 보관기간의 연장과 체내 이용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였다. 마지막으로 적절한 배합비 및 전문지식 부족 등은 전문가나 지자체의 지속적인 교육과 컨설팅으로 구체적인 TMR배합비 작성법과 자가배합기술의 전문성 부족 등을 만회해 나가고 있다. 특히, 2세 경영이 뚜렷해진 한우 농가 경영의 최근 추세와 더불어 젊은 경영인을 중심으로 자가 TMR배합비를 스스로 공부하고 작성해 보려는 의지 역시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

최근 대두되는 ‘탄소자원의 재순환’ 개념은 기존 TMR의 ‘단순 비빔밥’개념을 발효 TMR, 즉 발효사료 또는 TMF(발효 섬유질배합사료) 개념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특히, 한우 사육두수 증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기후변화 등으로 한우가격 불안정, 사료비 폭등은 버려지는 탄소자원의 발효 사료화 기술의 확대 보급을 더욱 절실하게 필요로 하게 되었다. 주지하다시피 국내 배합사료의 원료 95%이상 수입에 의존하여 농가 경영비 절감은 버려지는 농산부산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여기에 생균제 등을 이용한 한우 TMF 발효사료 방안이 거의 유일하며 확실한 방법이라고 보여진다.

따라서, TMF 방식의 한우 발효사료 기술의 확대 보급은 경영비 절감 효과와 더불어 탄소중립 시대에 현실적인 탄소배출 저감 방법으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당면과제일 것이다. 특히, 최근 농촌진흥청의 ‘TMR 사료 급여 시 한우 반추위 장내발효 메탄 발생이 저감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농촌진흥청, 2017). 물론, TMR 급여가 기존의 조농분리급여 방식에 비해 메탄발생이 다소 늘어난다는 보고도 있으나(김, 2017), 비 축산분야 연구에서 농산부산물의 발효가 발효방식에 따라 메탄발생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감안하면(이 등, 2012; 강 등, 2013), 농산부산물을 활용하여 TMF 형태의 발효사료 기술은 사료효율 증진, 사료비 절감, 수입원료사료 대체 효과 뿐만 아니라 축산분야의 탄소중립에 핵심적인 실천과제 중의 하나임은 분명해 보인다. 

이와 같은 폐기되는 농산부산물의 적극적 활용은 TMF 발효사료 지원 정책의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각 지역별 특산물의 부산물 또는 사료로 활용 가능한 농산부산물이 있을 경우 개별 한우농가 또는 영농법인과 지자체의 연계 및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참외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경북 성주군의 경우, 성주참외의 품질고급화를 위해 참외저급과를 전량 수매하여 액비, 퇴비 등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일부 참외저급과를 한우의 사료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 년전부터 대학,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참외저급과 사료가치 평가와 한우 실증 시험을 통해 그 사료로써 우수성을 확인하고, 한우농가영농법인이 주체가 되어 참외저급과를 활용한 TMF 발효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성주군의 외부기관에 의뢰한 실증시험 결과에 따르면, 참외발효사료를 섭취한 한우는 사료비 절감은 물론 관행 사료 급여에 비해 15%이상의 증체효과와 육질 1++ 출현율이 2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성주군의 참외저급과 한우 발효사료화를 통한 생태 순환 시스템(대동테크 자료제공)
경북 성주군의 참외저급과 한우 발효사료화를 통한 생태 순환 시스템(대동테크 자료제공)

이런 우수한 결과는 적극적으로 참여한 한우영농법인 소속 농가와 더불어 성주군과 성주군농업기술센터의 예산과 정책적 지원, 그리고 지역대학 한우전문가의 기술적 지원을 통해 그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성주군의 사례에서 보듯이 지역 특산물의 부산물(참외저급과)을 활용한 TMF 발효사료 보급은 ‘참외저급과 수매 → 한우 TMF 발효 사료화 → 한우 분뇨 퇴비화 → 퇴비의 참외밭 환원’이라는 실질적인 친환경 생태 순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고, 폐기되는 탄소자원의 재순환과 사료비 절감, 원료사료 수입대체 효과 등 탄소 중립 시대에 대비 가능한 상생발전의 새로운 모델로 손색이 없다(그림 3).

이상에서 살펴본 한우 TMF 발효사료 확대는 사료가격 폭등, 사료수급 불안정, 한우가격 폭락 등 한우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이 때에 ‘가뭄에 단비’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며, 동시에 축산분야 탄소중립 실천의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우 TMF 발효사료 확대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한우 농가에만 실천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TMF 배합기의 확대와 발효사료 제조방법의 교육이 최우선적으로 지원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또한, 한우 발효사료 보급이나 TMF 배합기 확대 정책이 단순히 사료배합을 통해 급이 편의성이나 농가 기계화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국민 먹거리 산업의 핵심인 한우산업의 위기를 해소하고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차원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국가 근간 정책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실천과제라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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