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는 기업에 기술개발
동기부여를 함으로써
제품의 질적향상을 도모하고
기업은 적극적 참여로
전시회를 더욱 박전 시키는
선순환 구조 형성

이성열 大기자
이성열 大기자

‘2022 대한민국 국제농기계자재 박람회(KIEMSTA 2002, 키엠스타)’가 11월2~5일 나흘간 대구의 엑스코(EXCO)에서 개최된다. 참가업체 30개국 450여개사(해외 70개사)에 참관객 2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번 키엠스타는 스마트농업을 선도하는 첨단 농기계와 신개발 밭작물 농기계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농기자재의 기능과 성격에 따라 분류한 특별관에는 자율주행 트랙터 등 첨단 농기계와 밭농업‧여성친화형 농기계가 전시되고 미래농업관에는 스마트팜, 농업용 로봇 등을 전시하여 농업의 미래를 점쳐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키엠스타가 첫 선을 보인 건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2년이다. 초기 설익어 보이던 키엠스타가 회를 거듭할수록 높은 완성도를 실현해 농기계산업과 농업발전에 중추적 역할 해 옴으로써 모두가 기다려지는 독보적 전시회로 우뚝 섰다. 농기계 현대사를 화려하게 장식해 온 핵심적 이벤트이자 행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매 2년마다 격년으로 개최되는 키엠스타가 첫회부터 천안(삼거리공원)시대를 열기까지 초기에 개최된 곳은 대한민국의 대표적 전시시설인 코엑스(한국종합무역센터내의 종합전시관)였다. 키엠스타가 명성 높은 코엑스를 뿌리치고 천안을 선택한 것은 농기계‧자재 박람회 개최지로서 부적격성이 강했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대도시 도심으로써 첫째 접근성이 극도로 취약했다. 교통이 불편해 전시물품의 수송에서부터 참관객의 전시장 방문에 적잖은 부담을 줬던 것이다. 수요자 또는 잠재 고객인 참관객 모두가 농업인들로서 원거리 이동과 도심진입에 애로를 느끼면서 적극적 참관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 하는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둘째 전시장 구조상, 가장 중요한 시연장 설치공간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새로이 출품되는 농기계나 장비등은 이를 사용할 고객이 직접 시연도 해보고 운전을 통한 체험기회도 가져야 한다. 이는 농기계 특유의 필수 코스로서 참관객들이 제품의 성능 등을 평가할 현장감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제반 불합리한 여건하에서는 전시회가 갖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보아 결국 개최지를 천안으로 옮겼던 것이다. 

이렇게 문을 연 키엠스타의 천안시대도 2018년 14회째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15회째가 열려야 하는 2020년 코로나19 파장으로 개최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중국후베이성 발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강타한 전대미문의 대재앙으로 인명피해는 물론 사회‧경제 등 전반에 걸쳐 치명적인 타격을 안겼다. 

특히 국내 농기계산업도 이같은 회오리를 비껴갈 수 없었다. 후베이성과 인근 지역 공장이 올스톱 상태에 빠짐으로써 중국현지에서 공장을 운영하거나 원부자재‧부품 등을 중국으로부터 조달하고 있는 국내 농기계업체 상당수가 가동율을 하향조정하거나 아예 공장을 폐쇄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기까지 했다. 

게다가 각종 행사의 줄 취소는 물론 대면이 불가능해져 농기계업체의 대리점 순회 신제품 연‧전시등 제품홍보에 전혀 손을 쓰지 못할 뿐 아니라 영업활동 자체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더욱이 정부가 정책금융부문에서 신규대출등 중소기업을 지원했지만 농기계산업은 찬밥신세였다. 이 와중에 키엠스타마저 열리지 못하게 되자 최악의 환경에서도 이에 굴하지 않고 2년동안 차기 키엠스타 참여를 위해 불철주야 진력해온 농기계업체에 돌아온 건 상실감과 좌절, 깊은 탄식뿐이었다. 

그러나 희망의 키엠스타2022가 2일 대구 엑스코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실의와 고뇌에서 탈출해 힘찬 도약을 꾀할 때다. 전시회란 참여기업에 생동감과 활력을 주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 생물과도 같다. 발전적 미래를 설계하는 디딤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전시회는 잠재고객과의 만남과 교류의 장이 되어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소상히 소개‧전달함으로써 전시품목에 대한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전시회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화제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관리할 명분을 부여한다. 특히 자사 전시제품이 수출‧내수를 불문하고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전시효과를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다. 한편 경쟁사와의 차별성을 부각시켜 경쟁사가 자사제품이나 서비스의 독자성을 모방할 수 없도록 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관객은 물론 전시 참가자의 성향과 선호도를 파악하고 시장환경에 대한 지속적 분석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발전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이같은 요소들이 기업의 전시회 참여 욕구를 촉진하고 전시회는 기업에 쉼없는 개발에 대한 동기부여를 함으로써 제품의 질적향상과 전시회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미루어 짐작컨대 ‘키엠스타 2022’에는 놀랄만한 미공개 고성능 개발제품들이 전시품목의 주류를 이루지 않을까 기대된다. 물론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빚어진 세계 경제질서의 혼란에 따라 원부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이 악조건을 극복해야 하는 고통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럼에도 업계는 농업기계의 첨단화에 올인하여 IT강국 일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춰온만큼 그 성과물을 드러낼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키엠스타 2022’가 희망의 장, 성장‧발전의 장으로서 모든 이로부터 박수를 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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