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ETRI 박사
박주영 ETRI 박사

황금빛 이삭이 물결치는 도로를 운전하자면, 수확기 한 대가 꽤 넓어 보이는 논에서 알곡을 추수하는 모습을 노인장이 지켜보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농기계 시장 조사업체인 Freedonia에 따르면 세계 농기계 시장 규모는 2014년 대비 2024년에는 그 규모가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성장하는 세계 농기계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스마트 농기계가 아닐까 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인터넷에서는 과거 수많은 노동력이 필요했던 작업을 한 대의 농기계가 반나절 만에 완수하는 동영상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스마트 농기계란 무엇일까? 일부에서는 스마트 농기계를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트랙터와 수확기의 첨단 버전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또 일부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농기계를 스마트 농기계라고 한다. 필자는 두 가지 모두 다 옳은 정의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아직 스마트 농기계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농기계 제품에 비해 똑똑해진 농기계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다만 드론이나 다양한 농기계 로봇 또한 그 대상 범위로 포함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기존의 농기계를 똑똑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자율주행 이외의 어떠한 일들이 필요할까? 

첫 번째는 똑똑한 농기계는 다른 농작업기와의 공동작업이 수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트랙터와 작업기간 통신 방식을 정의한 ISO 11783과 같은 표준을 따라 상호 호환될 수 있도록 구현돼야 한다. 물론 국내 유수 농기계업체들도 이러한 표준의 중요성을 인지하지만, 아직 모든 제조사가 준수하질 못해 타 회사 제품과 호환이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므로 자율주행과 같은 하이엔드 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상호 운용이 가능하도록 표준의 준용이 매우 중요하다. 

두 번째는 노지에서도 데이터 기반의 농업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의 노지 농업에서는 센서로부터 수집된 데이터와 농기계와의 연결을 통해 농기계가 더 효율적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서는 트랙터와 센서 간, 트랙터와 트랙터 간 데이터 통신 지원이 중요하다. 

세 번째는 똑똑한 농기계는 자신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자동차 분야에서는 클라우드와 연결을 통해 자동차의 이상 징후를 미리 감지해 운전자에게 서비스 센터를 방문할 것을 권고하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임대 형태가 많은 농기계의 경우 다수 작업자가 공동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농기계의 건강 상태를 스스로 측정해 예기치 않은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 농기계를 이미 해외 유수 기업들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농기계 분야에서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농기계류에 투자했던 노력에 추가해 “표준 기반의 연결형 스마트 농기계”에 대한 추가 관심이 시급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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