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농업과학원 시설환경공학연구실에서는 농업시설 내에서 이루어지는 힘든 작업들을 자동화하는 연구 그리고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변화에 대응해 온실 내 적절한 작물의 생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기유동 등 환경 최적화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최근, 시설환경공학연구실에서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주요 연구내용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코로나19와 함께 최근 경영비 상승, 소비 감소 및 수출침체 등으로 인해 화훼농가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고품질 화훼 생산을 위해서는 집중관리 및 출하시기 조절이 가능한 기계화시스템(규격화된 재배상자 이용)의 보급이 시급하고, 특히 화훼 작업 중에서 구근 선별 및 정식 작업은 단기간에 집약적으로 노동력이 과다하게 소요되는 아주 고된 작업이다. 이러한 작업을 기계화하기 위해 화훼 구근 선별 및 정식시스템을 개발했다. 화훼 구근 선별시스템은 절화 생산이 완료된 후 재배상자 속 구근과 흙을 분리하고 스큐류식 회전 선별봉을 통해 구근 크기별로 선별(4단계)이 가능하도록 개발했으며, 화훼 구근 정식시스템은 상자공급, 상토담기, 관수, 정식(인력), 흙덮기, 관수 등 일련의 작업과정을 자동화하도록 개발했다. 

기존 온실 제어 컨트롤러 및 모니터링 시스템 전력선 연결도.
기존 온실 제어 컨트롤러 및 모니터링 시스템 전력선 연결도.

연구개발의 결과, 구근 선별 시스템은 관행(3.2h/10a) 대비 1.1h/10a로 노동력이 약 65% 정도 절감이 되고, 정식 시스템은 관행(15.2h/10a) 대비 9.5h/10a로 노동력이 약 37% 정도 절감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기술 시범사업에 포함돼 전국 6개 지역의 화훼주산단지에 보급 중이며, 우리 연구실에서는 농업인이 이러한 구근 선별 및 정식 시스템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농가현장 교육을 실시하고 재배작물에 따른 작동요령, 작동방법, 원리 등 현장컨설팅을 실시해 현장 적용성을 크게 높여왔다.

고품질 채소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토마토, 가지, 수박, 오이 등 과채류묘의 90% 이상은 전문화된 육묘농가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고품질 채소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생육이 왕성하고 병해충에 내성이 강한 품종의 뿌리묘종에 당도가 높고 상품성이 우수한 품종의 줄기묘종을 접붙이기(접목)하는 방식으로 묘종을 생산하고 있다. 이에 우리 연구실은 접목 작업에서 단순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기 위해 영상인식기술을 적용한 접목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접목시스템은 묘종 줄기의 휨으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접목 불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영상으로 접목부위를 촬영해 분석한 후 뿌리묘와 열매묘의 절단부가 정확하게 붙을 수 있도록 접목하는 장치이다. 이러한 접목시스템의 작업성능은 약 800주/시간 정도로 높은 작업효율을 보였다.

또한 접목묘를 더 튼튼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 연구실은 종이포트 제조장치를 개발했다. 원통형으로 생긴 종이포트묘는 일명 순대포트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묘의 뿌리가 육묘 트레이 벽면에 달라붙지 않기 때문에 손으로 뽑아서 쉽게 옮겨 심을 수 있고 뿌리부 손상이 없기 때문에 뿌리가 받는 스트레스를 크게 줄여 정식 후 뿌리 활착 및 생육이 우수하다. 현재 산업체 기술이전 및 시범사업을 통해 국내에 보급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대만 등 31대를 수출했다.

시설단지 주변 토양 미량원소의 분포특성
시설단지 주변 토양 미량원소의 분포특성

기후변화와 함께 농업시설은 점점 대규모화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농업시설 내에서 작물생산 및 환경조절을 위해 소비하는 에너지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주로 냉난방제어, 환기장치 제어, 커튼 등 환경조절 기기를 제어하는 환경제어시스템 관련 연구에 집중돼 있으며, 이에 비해 농업시설에서 사용하는 종합적 에너지 관리를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우리 연구실에서는 농가의 지속적인 에너지 수급과 안정적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온실 유형별 에너지 소비 패턴을 구명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온실 에너지 사용 패턴 분석을 위한 제어인자 구명, 온실 에너지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설계, 온실 에너지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현장 적용시험 등이 이루어질 것이며, 최종적으로 온실 유형별 에너지 소비 패턴이 규명될 것이다. 그리고 이 연구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기후, 작물, 온실 특성을 반영한 에너지 소비 패턴 모니터링 기술 구축, 계절별 환경관리 미숙으로 과도한 에너지 사용 농가의 에너지 소비 패턴 분석을 통한 에너지 사용량 절감 그리고 최적 에너지 소비를 통한 농가 경영비 절감 등이 기대가 된다.

화훼구근 정식시스템
화훼구근 정식시스템

양액재배 시설농가의 배출양액을 순환식으로 활용하는 시스템 보급률은 매우 낮고 국내 순환식 양액재배 시스템의 연구는 개발이 진행 중에 있다. 따라서 순환식 양액재배 시스템의 보급 확대가 이루어지기까지 배액 내 성분 등에 대해 환경부하 저감 및 처리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우리 연구실은 시설원예 유형별 작물별 배액 성분 분석 및 주산단지 처리시설의 용량을 산정했고 배출 양액에 대한 처리방안 중 하나로 토경재배의 비료로서 효과를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시설원예 농가 및 단지 단위 배출 양액의 처리용량 산정 그리고 배액의 토경재배 비료로서 적용방법 등 재활용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결과들은 향후 환경부담이 적은 친환경적인 시설원예 단지 조성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시설환경공학연구실에서는 부가가치가 높은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농업시설의 최적 환경관리 시스템, 제어장치 및 환경관리 기술 개발 연구 등에 역량을 집중해 국민에게는 안전한 먹거리를, 농가에는 지속가능한 농업, 돈이 되는 농업기술을 제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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