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지 정리·수확·탈곡·도정 등의 작업에 농기계 많이 사용
농업기계화 추진정책, 인력부족 등 농기계 수요 증가 전망

농업 부문은 의류 제조, 건설, 서비스와 더불어 캄보디아 경제 성장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주요 성장 동력 중 하나이다. 캄보디아 기획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농업 부문은 캄보디아 GDP의 약 24.4%, 제조업은 38.5%, 서비스는 37%를 차지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캄보디아 농업 부문 성장률은 2021년 1.3%, 2022년 1.2%로 전망된다.

2021년 캄보디아 쌀 생산 면적은 355만 헥타르로 정부 목표의 116%에 달했다. 건기(dry season) 쌀 재배 면적은 65만 헥타르, 우기(rainy season) 쌀 재배 면적은 290만 헥타르이며, 2020년에 비해 재배 면적이 4.41% 증가했다. 농림수산부에 따르면 2021년 쌀 생산량은 1,221만 톤을 기록했다. 

◇ 캄보디아 농기계 사용 지속 증가

캄보디아 농업 기계화는 1990년대 이후 다방면에서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경지 정리나 살포, 잡초 제거, 추수, 탈곡, 도정 등의 작업에 농기계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Kampong Chhnang, Pursat, Battambang, Siem Reap, Kampong Thom 등의 지역은 농가당 농지 규모가 커서 농업용 트랙터 수요가 높은 편이다. 건기에 쌀을 재배하는 Prey Veng, Takeo, Kandal 등의 남부 지방도 농업 기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과거 사람이나 동물에 의해 이루어지던 주요 농경 활동들이 기계로 대체됐다. 하지만 농가당 농지 규모가 크지 않거나 관련 인프라가 발달하지 않아 농기계 사용이 적합하지 않은 일부 지역에서는 경지 정리나 운송 등의 활동에 여전히 동물이 투입되고 있다. 반면 Battambang, Banteay Meanchey, Pursat, Kampong Chhnang, Kampong Thom 등 북서부 및 Tonle Sap 호수 인근에 위치한 지방은 농지 규모가 커서 동물을 대체할 농기계 수요가 매우 높다.

모내기나 비료 주기 등의 작업은 여전히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현지 시장 수요가 낮아 관련 제품을 현지에서 찾기가 어렵거나 가격이 비싸 농기계 활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캄보디아 농림부는 파종, 모내기 등 작업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농가에 직파기나 이앙기를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벼농사가 빗물에 의존하는 천수 농업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경지도 고르지 않아 기계 도입 및 사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운기는 농지 규모가 크지 않은 전국 농가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고무, 카사바, 사탕수수 플랜테이션 업체나 정부로부터 경제적 토지 양허를 받은 대규모 업체들 사이에서는 대형 트랙터 수요가 높다. 농가당 농지 규모가 큰 Pailin, Battambang, Banteay Meanchey 등 북서부 지방에서는 대형 트랙터나 콤바인이 많이 사용된다. 북서부나 고지대 농가에서는 50마력 이상의 대형 트랙터를 선호하는데, 대부분 벨라루스의 MTZ, 태국에서 조립된 Kubota나 Yanmar, 인도의 Mahindra, 미국 John Deere 등의 제품을 주로 사용한다. 경운기는 태국 또는 중국산 제품이나 태국에서 조립된 일본 브랜드 제품이 많이 사용되며, 엔진 출력 12~15마력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
 
Tonle Sap 호수 주변 지방에서는 논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양수기나 경운기가 많이 사용된다. 건기에도 관개에 필요한 지하수가 풍부한 Takeo, Kandal, Prey Veng 등 남부 지방에서는 원심 펌프가 많이 사용된다. 농촌 지역 인력 부족으로 추수에는 보통 콤바인이 사용되는데, 콤바인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수확시기는 짧기 때문에 대부분은 기계를 보유한 인근 농가에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고 수확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일부 한국 트랙터 브랜드도 캄보디아에 진출한 적이 있으나 부품 수급이나 가격, 사후 관리 등의 어려움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캄보디아 농림수산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캄보디아 내 농기계 수는 트랙터 12,585대, 경운기 192,488대, 양수기 218,604대, 콤바인 3,134대, 탈곡기 8,345대, 도정기 21,342대 등이다. 연도별 세부 농기계 수는 아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현지 농기계 생산은 단순 기계류 및 장비 위주

일부 업체들이 현지에서 농기계를 생산하고 있지만 대부분 가내수공업 수준으로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으며 생산하는 품목도 탈곡기나 트럭, 일부 부품 등 단순 기계류나 장비에 불과하다. 또한 콤바인 보급 확대 이후 현지 탈곡기 생산은 크게 감소했다. Kampong Thom 주에서 탈곡기를 생산해 Takeo, Kampong Speu, Kandal 등의 지방에 판매 중인 Cheang Sith Thresher Workshop의 Cheang Sith 사장은 프놈펜무역관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탈곡기 수요는 주로 콤바인이 접근할 수 없는 곳에 위치한 논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는 10년 전에는 연간 약 100대의 탈곡기를 판매했으나 현재 판매량은 연간 10~20대에 불과할 정도로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탈곡기 가격은 엔진 출력에 따라 대당 1500달러에서 2300달러 수준이라고 한다.

캄보디아 농림부 농업기술국은 R&D의 일환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체 작업장에서 직접 디자인한 기계 및 장비를 소량 생산하고 있다. 2013년 Kandal 주에 연간 250대의 트랙터를 조립할 수 있는 최초의 사륜트랙터 조립 공장인 Belarus-Mekong LLC가 설립됐으나 판매량 저조, 경영난 등으로 2017년 가동이 중단됐다.

◇ 주요 농기계 수입 동향

트랙터, 콤바인 및 탈곡기, 선별기 등 주요 농기계 수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트랙터(8701) 및 농업용 기계(8432) 품목의 경우 2020년 수입이 소폭 감소했으나 2021년에 크게 늘어났고, 수확 및 탈곡용 기기(8433)는 2019~2020년 수입이 저조했으나 2021년 수입액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세정기·선별기·가공기계(8437) 수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트랙터는 주로 태국, 인도, 한국, 일본, 중국, 멕시코에서 수입되고 있으며, 태국에서 조립된 Kubota의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다. 수확 및 탈곡용 기기는 주로 태국, 중국, 미국, 브라질 등에서, 농업용 기계는 태국, 중국, 인도, 일본, 세정기 및 가공기계 등은 중국, 태국, 베트남, 호주 등에서 수입되고 있다. 농기계 수입시에는 수입관세가 면제되고 부가세 10%가 부과된다. 다만 농기계로 분류하기에 애매하거나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품목의 경우 관세가 부과될 수 있으므로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 농기계 유통과정

농기계 유통 과정에는 수입업체, 현지 제조업체, 수입 브랜드 지방별 유통업체, 시·군 단위 하위 유통업체, 최종 소비자가 연관돼 있다. 수입업체는 보통 다양한 브랜드를 수입하고 각 지방 및 군단위의 하위 유통업체를 통해 제품을 공급한다. 현지에서 농기계 및 장비를 생산하는 일부 업체들은 중간 유통채널 없이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 현지 농기계 판매 전략은?

캄보디아 농기계 수입업체들은 판매 촉진을 위해 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지원이나 기술 훈련을 적극 제공하는 편이다. TV, 라디오, 포스터, 홍보책자 등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유통업체 직원에게 기술 훈련 과정을 제공한다. 유통업체들은 제품 판매 직후에는 올바른 농기계 작동 및 관리법 등을 안내하기 위해 집중 관리하고, 이후에도 정기적인 방문을 실시하는 등 제품 공급 후에도 꾸준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일부 유통업체들은 박람회 참가 및 제품 시연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있으며, 제품 보증 외에 무료 배송이나 경품 등 추가 혜택을 통해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트랙터, 콤바인 등 대형 농기계 구매시에 전액을 지불할 여유가 없는 농가를 대상으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은행, 소액금융기관(MFI) 등과 협력해 농기계 대출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은행은 기계 값의 일정 금액에 대해 대출과 할부 서비스를 제공한다. MTZ와 Mahindra 트랙터를 유통 중인 Mekong Agriculture Tractor 사에 따르면 은행과 연계한 농기계 대출을 제공하는 것이 판매 실적 확보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일부 유통업체들은 농기계 사용의 효율성과 편리함을 잠재 고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현장에서 트랙터 작동법 등을 직접 시연하기도 한다. 또한 농기계 수입업체들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대규모 판촉 행사도 자주 실시하고 있다. 실례로 John Deere 트랙터 공식 딜러인 RMA Cambodia는 올해 초 Kampong Thom 주 신규 대리점 개점 기념으로 행사 기간 중 예약 및 구매 고객에게 1500달러 캐시백과 무료 부품 증정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판매 전략 외에도 농기계 판매에는 입소문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먼저 농기계를 구매한 기존 사용자들의 추천이 다른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 농기계 수요 및 향후 성장 전망

캄보디아 정부가 농업을 국가 발전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지속 지원하고 있고 농업 기계화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농기계 사용은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부는 농기계를 구입할 여력이 없는 소규모 농가들이 농기계 비용을 같이 부담할 수 있도록 영농조합 조직 및 훈련 제공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양자 및 다자 무역협정을 활용하기 위한 대규모 농업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농기계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 MFI 등의 금융기관들도 정부 방침과 수요 확대에 맞춰 다양한 농기계 대출 관련 상품을 출시해 왔으며, 많은 농가에서 이런 상품들을 이용해 농기계를 구입하고 있다. 현지 최대 규모 은행 중 하나인 ACLEDA Bank는 2022년 6월 기준 총 대출의 20.75%에 해당하는 12억1000만 달러를 농업 부문에 제공했으며, 2022년 3월 기준 캄보디아 은행 부문 농업 대출의 34%를 차지했다. 다양한 농업 관련 금융 상품 출시로 농가의 농기계 접근성이 개선된 것도 농기계 보급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2001년 이후 농업 부문 농기계 활용은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 트랙터, 콤바인, 경운기, 탈곡기, 정미기 등의 농기계 사용이 특히 크게 증가했으며, 플랜테이션에서도 시간 절약 및 작업 효율성 제고 등을 위해 동물 대신 농기계를 사용하는 큰 변화가 있었다. 농기계 수입 및 유통업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농기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함을 알 수 있었다. United Mercury Cambodia, Ngov Torn Chhang Agriculture Machinery 등은 KOTRA 프놈펜무역관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농지 경작 확대 및 농가의 농기계 사용 전환으로 농기계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트랙터를 비롯한 농기계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는 캄보디아 주요 농기계 수입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정 시기에 일부 품목 수입이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주요 농기계 수입이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농촌 인력 부족도 농기계 도입을 가속화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농업 분야 임금 수준이 낮고 일자리를 찾아 수도로 유입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농업 인력이 대체로 부족하다. 특히 코로나19에서 경제가 회복되면서 농촌 인구가 다시 수도로 유입되고 태국 등 인근 국가에서 근로하는 이주 노동자도 늘어남에 따라 농촌 일손이 부족해져 농기계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노동력이 집중적으로 요구되는 수확, 경운, 모내기 등의 영농활동에 대한 농기계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캄보디아 농기계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철저한 농기계 수요 분석 및 현지 농업 현장에 맞는 상품 제공, 전국적인 유통 채널을 갖춘 적절한 파트너 발굴 등이 필요하며, 진출 후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기술 훈련 지원, 원활한 부품 공급, 철저한 사후관리 서비스 제공 등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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