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학박사 남상일
농학박사 남상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경제의 흐름에 큰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세계 공급망 교란에 더해서 현 사태는 세계 에너지 공급을 경색시키고 세계의 정치 지형을 극명하게 양분하는 신냉전 시대의 도래를 염려하게 한다. 이런 국면을 사람들은 세계화의 후퇴 또는 신냉전 시대의 도래라고 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세계화라는 세계 경제의 흐름은 상호 간의 필요로 발생하는 국제 분업 체계를 말하는 것으로 국제 분업이라는 경제의 순기능적 흐름이 멈춰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단지 파국적 상황이 오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현재의 국면이 세계화의 흐름에 일부 제약으로 작용은 하겠지만 국제 분업이라는 세계화의 본질적 기능을 크게 바꿔 놓을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지난번 “아프리카 경제의 위치” 편에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의 아프리카 총 GDP의 감소 원인을 세계 원자재 가격의 하락에 기인한다고 하였는데 당시의 상황과 현재 상황은 서로 대비되는 요소가 강하다. 당시의 세계 원자재 가격 하락의 배경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과도한 양적 완화와 세계 경제의 장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신흥국 경제위기 가능성과 여기에 다시 셰일가스 혁명으로 인한 국제 원유가격 하락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의 우크라이나 사태는 2015년 당시의 세계 경제 흐름과 비교하여 막대한 양적 완화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향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조건이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인플레이션 유발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염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농업 분야의 흐름도 2015년을 전후하여 세계 곡물 가격은 10년래 최저점을 찍던 시기였을 만큼 힘든 시기였지만 현재의 국제 곡물 가격은 당분간 고공행진을 우려케 한다. 그 이유는 우크라이나가 세계적인 곡창지대이기 때문이다.

한편 아프리카 전체의 곡물 생산량은 지속 증가하고 있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전체 아프리카의 곡물 수입량은 감소하기 시작했다. 즉, 아프리카는 아직 식량 부족 상황을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농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활발하다는 말이다. 아프리카 인구의 급격한 증가 상황에서 곡물 수입량의 감소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아프리카 지역의 경제 발전 속도는 빠르게 진행될 것이며 그로 인한 식생활 개선은 세계적인 곡물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아프리카 농업의 혁신이 잉태되고 있으며 세계 곡물 시장의 만성적 공급 초과가 해소될 가능성 생기고 있다. 지금이 농업 관련 산업의 새로운 가치 개발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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