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돈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이성돈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제주를 먼저 찾는 장마가 금년은 한반도 내륙을 먼저 물폭탄을 때리는 이색 기상환경이 연출되는 모습이다. 예로부터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는 말이 있다. 농업은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으로 농산물의 품질 및 생산량이 기상환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제주감귤에는 가을철 고온으로 인한 극조생 감귤 품질 저하, 마늘은 저온성 작물로 고온장해로 나타나는 생육불량, 스펀지마늘, 벌마늘 등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농업재해의 대부분은 기후 환경이 직접 또는 간접적인 원인이 되는 기상재해이다. 

  그간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고, 미국과 유럽과 호주에서 예기치 못한 거대한 산불이 발생하고,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물난리를 겪는 등 이상 기후에 대한 피해 사례를 자주 접한다.

실제로 최근 기상재해는 정확히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2000년대 연평균 기온은 이전에 비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여름철 집중호우도 증가하고 있고 한반도 주변 태풍빈도와 강도가 모두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후 변화의 영향 탓에 우리나라의 날씨를 말하는 삼한사온이라는 용어가 무색하게 할 정도로 변하고 있다. 이상고온, 이상저온, 강한 태풍, 극한 가뭄, 마른 장마, 가을 장마 등 예전엔 흔치 않았던 기상이변 현상들이 빈번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가뜩이나 생산비 증가, 농산물 수입개방, 농산물 판로에 애를 먹은 농민들은 기상재해로 생산 의지 마저 무너지게 하는 고통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기후변화는 인간의 기본적인 먹거리의 안정적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재배적지가 북상하여 주산지 재배작목의 변화를 일으키고, 새로운 기후에서 신종 병해충 등이 나타나 농산물 생산 수량과 품질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특히 최근의 기후변화는 예상치 못한 기후 재해로 나타나고 있고 그 빈도는 일상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농업 생산량의 상승과 하락 등 농업의 변화를 필연적으로 일으킬 수밖에 없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속한 재해 조치와 장기적 재해예방책을 세우고 특히 농촌지역은 기후변화에 대응한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이상 기후변화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비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미래의 농업은 공익적 기능이 더욱더 증가할 것이며, 특히 안전하고 품질 좋은 먹거리를 인간에게 끊임없이 제공해 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기후변화에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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