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깎기 시장 2027년 335억 달러로 증가 전망
한국기업, 배터리·센서 연구 등 전략 통한 대응을

도심 지역을 제외한 외곽(suburb)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에게 잘 가꾸어진 집 앞마당의 잔디는 그 소유자의 재정, 생활 수준부터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건조한 날씨와 물 부족으로 잔디를 기르기 힘든 서부 지역 외의 미국 대다수 지역에서 앞마당 혹은 뒷마당의 드넓은 잔디는 미국인들에게 있어서도 부의 상징으로 여겨질 정도다. 미국인들이 이 잔디 관리를 위해 쏟는 투자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전문 잔디 관리업체를 사용할 경우 매년 약 1400달러 이상(약 0.35에이커, 미시간주 기준)의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해 매주(여름 시즌 기준) 잔디를 깎고 연 4회 잔디 영양제를 주며, 잡초 제거를 하는 등의 관리를 맡긴다. 관리업체를 사용하지 않는 미국인들은 잔디깎기 기계를 구입해 직접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하고서라도 바쁜 일상에 짬을 내 직접 잔디를 관리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Statista)가 U.S센서스와 시몬스 내셔널 소비자 설문(Simmons National Consumer Survey)을 토대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잔디와 가든 관련 기기를 소유한 미국인의 비율은 2024년까지 완만한 증가 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에 본지는 최근 ‘잔디깎기 로봇’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황주영 코트라 미국 디트로이트무역관의 미국 시장 보고서 내용을 정리해봤다.  

‘잔디깎기’ 시장 규모 및 구동방식

잔디깎기 시장은 2022년 235억 달러에서 2027년까지 335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즈앤마켓(marketsandmarket)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감염 우려 없이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골프 같은 운동들이 붐을 일으키며, 잔디 관리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인의 잔디와 가든 관련 기기 쇼유 비율 추이 [자료: Statista]
미국인의 잔디와 가든 관련 기기 쇼유 비율 추이 [자료: Statista]

전통적으로 연료를 투입하는 엔진 방식으로 구동하거나 전선 또는 배터리를 이용하여 전력을 충당하여 구동하는 잔디를 깎는 기계인 ‘잔디깎기’는 수동형과 자동형으로 나뉜다. 수동형은 사람이 직접 핸들을 잡고 기계를 밀며 잔디를 깎는 기계이며, 자동형은 사람이 직접 타서 운전하는 라이딩(riding) 방식이다. 

미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잔디깎기 및 관리 전문 브랜드 [자료: Statista]
미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잔디깎기 및 관리 전문 브랜드 [자료: Statista]

한편,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잔디깎기 관련 전문 브랜드는 Craftsman과 Black&decker으로, 두 기업이 양대산맥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주행, 친환경으로 진화하는 잔디깎기 기계

‘로봇 잔디깎기’에 설치되는 센서와 프로텍션 기능 [자료: MowRo]

가까운 미래에는 더 이상 사람이 잔디를 깎는 모습을 볼 수 없는 날이 곧 올지도 모르겠다. 잔디깎기 기술은 진화하고 있다. 로봇 청소기와 비슷한 기술을 적용시킨 자율주행 잔디깎기 로봇은 휴대폰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쉽게 작동시킬 수 있으며, 성능과 소음 면에서도 발전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도킹 스테이션(충전 장소)에 충전만 되면 언제든지 출동이 가능한 이 로봇 잔디깎기는 잔디를 더욱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잔디를 깎을 정원의 테두리에 센서가 감지 가능한 와이어들을 바닥에 심어두면 로봇 잔디깎기는 정해진 면적만을 감지해 잔디를 깎는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물체를 감지하면 멈추는 기능도 탑재돼있다.

시사점

진화하는 미국 잔디깎기 시장은 자동차 업계 생태계 변화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생산 방식인 내연기관에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로 바뀌어가는 것과 자율주행기술이 중요시되는 모습도 그렇다. 

탄소 저감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으며, 잔디깎이를 생산하는 농기계 업체들도 이를 따라가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주목받는 것처럼, 자율주행 잔디깎기 스타트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콜로라도주에 본사를 둔 사이드 로보틱스(Scythe Robotics)는 지난해 벤처 캐피탈리스트들에게 대규모 투자를 받아 상업용 자율주행 로봇 예초기를 출시하기도 했다. 한국의 기업들은 세계 최대 잔디 관리 시장인 미국의 트렌드를 면밀히 살펴 자율주행 잔디깎이 기계 부품 또는 배터리, 센서 연구 등 다양한 전략을 세워 발빠르게 대응해야 할 때이다. 

이와 관련, John Deere의 바이어 A씨는 “한국이 전기차 배터리 강국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이어들이 없을 것 같다”며 “이는 배터리 구동 잔디깎이 업체에 진출하려는 한국 업체들에게 굉장히 큰 이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매년 켄터키주에서 개최되는 농기계 전시회 등 각종 행사에 참가해서 업체를 알리며 시장을 파악하는 것도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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