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7월 27일 금리를 0.75%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연이어 단행했다. 이로써 기준금리가 2.25~2.5%로 되었다. 미국 연준(Fed)의 파월 의장은 7월 미국소비자물가가 9.1%로 치솟자, 이를 2%까지 낮추기 위해서 추가 인상도 고려한다고 했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2.25%이다.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한미간의 금리가 역전되었다.

금리가 역전되면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우려가 있지만,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다. 즉, 원화 가치가 약해진다. 달러당 환율은 2021년 1월 1일 1085원에 시작하여 계속 상승하면서 2022년 8월 15일 현재 1306원이다. 그동안 221원이 올랐다. 코로나 이전에는 1050~1200원 사이에서 등락했었다.

환율이 200원 정도 오르면 수출 기업은 그만큼 이익이 증가한다. 미국에 수출하는 트랙터의 중위 가격이 2만 달러이면 한 대당 400만원의 추가 이익이 생긴다. 어느 기업이 한해 1만대의 트랙터를 수출했다면 연간 400억원의 이익이 추가로 발생한 셈이다. 농기계 업계에서 코로나 기간 발생한 이익이 자력인지, 환율 덕분인지 냉정히 볼 필요가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를 계속 올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하지만,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상장률이 0.9% 감소하면서 경기 침체가 시작된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미국 경기가 침체하면 수출 중심 경제인 한국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원화가 약세가 되어, 환율이 상승한다. 

환율이 상승하면 당장 수입 물가가 오른다. 원유와 각종 원재료, 곡물 등 수많은 품목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물가 상승의 파고가 닥쳐온다. 한은은 과거 자료 분석을 통하여 환율이 1% 오르면 물가가 0.6% 상승한다고 본다. 안 그래도 어려운 살림살이에 고물가는 서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정부 당국이 환율 상승을 그대로 지켜보기 어렵다. 

달러당 원화 환율이 계속 1300원대를 유지할까. 향후 환율이 어떻게 움직일지 전망하기 어렵다. 미국이 고금리를 유지하고, 경기 침체가 진행되면 환율이 잘 내려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경기가 침체하기 시작했다고 보기에는 이상한 면이 있다. 1,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 것을 보면 침체일 수 있으나, 다른 지표를 보면 아니다. 고용 지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고, 소비 심리는 여전히 건재하다. 

미국은 7월 비농업 일자리가 52만 8000개 증가했다. 실업률은 3.5%로 아주 낮은 수치이다. 미국 고용 상태가 양호하고, 소비가 활성화되자, 펜데믹 기간 호황을 누렸던 미국 트랙터 시장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미국의 상반기 트랙터 판매는 미국 장비 제조업 협회(AEM) 자료에 의하면 전년동기비 13% 감소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은 밀과 옥수수 가격으로 대형 트랙터 수요는 전년동기비 10%가 상승했지만, 100마력 이하는 감소 폭이 크다. 40마력대 이하 트랙터는 전업농이 아니라 겸업 농부들이 많이 사용한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제한되고, 여유 시간이 많아지자 소형 트랙터의 수요가 급증했다. 그러나 비농업 일자리가 증가하고, 외부 활동이 많아지면서 수요 감소가 이어진다. 

한국 농기계 업계는 코로나19로 미국 트랙터 수요가 증가 한데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으로 호황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지금은 여러 어려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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