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계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세계 유수의 농기계 메이커들이 자율주행 기술개발을 놓고 각축전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농업에 특화된 자율주행·전동화 기술 확보와 초기 시장형성을 위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외부 연구기관으로부터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양재완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전략본부 선임연구원이 산업동향 보고를 통해 농업생산성 개선과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농기계에 대한 미래차 기술 적용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같은 제언을 한 것이다. 따라서 기술적 측면에선 농기계 산업이 자율주행·전동차 기술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농업 환경에 특화된 기술을 개발하고 타분야 기술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협업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과 관련해서는 미래 농기계의 보급확대를 위해 초기 시장형성을 위한 보조금 지원과 기존 노후 농기계 교체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방안 등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연구원의 이같은 조언이 아니더라도 농업환경이나 농기계산업이 처한 현실을 고려할 때 잠시도 머뭇거려서는 안될 중대현안이 바로 이 농업기계 기술의 첨단화다. 농가인구의 급진적 고령화로 농기계 이용 인력은 크게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농기계 보급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시장이 한계에 봉착함으로써 해외시장 말고는 농기계산업이 돌파구를 찾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저출산과 평균수명 연장으로 65세이상 노인인구비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6월말 현재 그 비율이 16.7%에 달해 이미 고령사회를 맞고 있으며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농촌 일손부족 현상을 대변하는 대목이다. 이를 반영하여 농가는 농업기계 개발에 편의성 증대와 전기 농업기계 등의 기술개발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의 ‘2020 농업기계 이용 및 사후관리 실태 조사’에서다. 배터리(전기)를 이용한 농업기계, 자율주행(직진·선회) 기능이 있는 농업기계 등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조사는 면접조사로서 실제 농기계를 이용하는 현장의 소리인 만큼 농가의 절심함이 그대로 투영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농기계시장은 코로나19의 장기화 영향으로 더욱 위축되어 매년 제자리 수준에 머물고 있어 신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신규수요가 전무인 상황에서 주요 농기계 가운데 트랙터만 보급대수가 늘어났을 뿐 동력이앙기와 콤바인은 감소추세에 있다. 트랙터는 올해 기준 30만2,600대 수준으로 10년전 대비 13% 가량 보급대수가 증가했다. 반면 이앙기는 18만1,000대로 23.7%, 콤바인은 7만4,300대로 6.1%가 각각 감소했다. 내수시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농기계산업의 생존수단이 수출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음을 설명해주고 있다. 

따라서 비록 늦긴 했지만 농업기계의 첨단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지 않을 수 없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런 차원에 올해 처음으로 내연기관 중심의 농기계 동력원을 수소·전기구동 등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기 위한 핵심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5개 신규과제에 모두 73억7,000만원을 투입해서다. 특히 농기계 기술개발의 인프라라 할 수 있는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가 예타를 통과함으로써 향후 4년 뒤면 한 공간에서 농기계의 테스트, 성능개선은 물론 검·인증까지 일괄처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개발제품의 조기 상용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다. 매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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