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적으로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이 어느덧 5개월이 되었다. 며칠이면 끝날 것 같았던 전쟁이 이제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전 세계에서 식품을 비롯한 모든 물가가 치솟고 있다. 미국의 6월 소비자 물가가 9.1%로 41년 만에 가장 높았으며, 한국도 6월에 6%로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는 거대한 농산물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우크라이나의 국토 면적이 60만㎢(남한의 6배)인데, 그중 농경지가 41만㎢로 국토의 70%가 농지이다. 농산물이 이 나라 최대 수출 품목이다. 영화 ‘해바라기’에서 지평선이 안 보일 정도의 끝없는 해바라기 평원을 열차 안에서 바라보는 슬픈 표정의 소피아 로렌이 떠오른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1위의 해바라기 오일 생산국이며 수출국이다. 전 세계 수출량의 47%를 차지한다. 해바라기 오일 생산이 차질을 빚자 모든 식용유 가격이 뛰고 있다.

밀은 세계 7위 생산국이며, 전 세계 수출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보리는 4위 생산에 17%이고, 옥수수가 14%를 차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농산물 수출이 차질이 예상되자 세계 식량 가격이 고공 행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보리가 3월 중순, 옥수수와 해바라기는 4월에 파종하는데, 전쟁으로 제대로 심지 못했다. 밀은 작년 9~10월에 파종했지만, 올 7, 8월 수확 시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밀 농사가 전쟁으로 차질이 예상되자 밀 가격이 3월부터 올랐다. 5월에 최고치를 찍은 밀 가격이 7월 중순 하락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전의 수준으로 돌아갔다. 7월 15일 밀 시카고 선물가격이 부셀당 $7.8로 최고치인 $13에서 하락해 2월 가격으로 돌아갔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여타 국가에서 밀 생산이 증가하고, 경기 악화로 소비 감소가 예상되어서이다. 반면 국내 밀가루 가격은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전에 계약한 높은 가격대의 밀가루가 수입되고, 여기에 환율이 작년보다 13% 올랐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현지 사정은 그곳 이야기로 동부에서 서부 폴란드 국경까지 전쟁 전에는 하루가 걸리던 열차가 일주일이 걸린다고 한다. 언제 미사일이 떨어질지 몰라 정상 운행이 어렵단다. 4천4백만 인구 중 7백만이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이나 인근 국가에 임시 머물고 있다. 우크라이나 밀 파종이 9월에서 10월 사이에 하는데, 하루빨리 전쟁이 종료되어야 밀 농사가 정상화될 수 있다.

사료 가격의 급등으로 국내 축산 농가는 울상이다. 사료 원료인 옥수수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옥수수는 전 세계에서 년 10억톤 생산하는데, 미국이 3억 8천만톤, 중국이 2억 3천만톤, 브라질이 6천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3개국이 67%를 생산한다. 소비는 미국과 중국이 51%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 옥수수 가격은 2020년 말부터 상승하여 부셀당 $7까지 올랐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2022년 4월에는 최고치인 $8.1을 기록했다. 2022년 5월 $6선으로 일시 내렸다가, 7월 14일 현재 $7이다. 국내 가격은 환율이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해바라기는 우크라이나 생산 비중이 워낙 높아 오일은 어쩔 수가 없지만, 다른 곡물 가격은 전쟁 전으로 하락하고 있다. 반면 국내 가격은 한창 높은 가격의 곡물이 수입되고, 환율 요인이 더해지면서 가격이 높다. 이로 인해 음식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문제는 곡물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음식값이 내릴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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