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 올해 설립 60주년을 맞이했다. 조합은 이를 계기로 다가올 100주년을 더욱 알차게 맞이하기 위해 4대 비전을 제시했다. 

첫째 스마트농업 확산과 탄소중립 등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둘째 농기자재 수출 100억불 달성을 견인키로 했다. 셋째 한국농기계글로벌센터를 농기자재 전문인력양성 교육기관으로 전환하고 마지막으로 조합원을 위한 진정한 서비스 제공은 물론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들은 100주년이 아니더라도 현재 농기계산업이 처해 있는 환경이나 미래를 고려할 때 마땅히 혼신을 다해 대응해야 할 당면과제이기도 하다. 물론 이들 문제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손쉽게 성과를 거둘 사안은 없다. 그만큼 힘든 건 사실이다. 그러나 설립이래 온갖 풍상을 다 겪은 조합이 이 쯤의 비전을 실행에 옮기지 못할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1962년 50개 조합원으로 출범한 조합이 이제는 643개 조합원 규모의 거대조합으로 우뚝 섰다. 그만큼 저력이 막강하다는 의미다.

돌이켜보면 조합이 닻을 올린 60년 전은 정치적으로 혼돈의 시기이기도 하지만 경제강국으로 향하는 시발점이기도 했다. 부정선거·삼선개헌등 정치적 혼란속에서 4.19혁명이 터졌고 5.16을 통해 헌정사상 초유의 군사정부까지 등장하는 등 급진적인 변혁에 국가미래가 암운의 수렁에 빠지는 듯 했다. 그런 가운데 다행스럽게도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경제성장과 수출분야 등에서 전대미문의 큰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고 산업화가 촉진되어 도·농 가릴 것 없이 활기를 띰에 따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신생 조합에까지 훈기가 미쳤던 것은 아니다. 조합원사가 적은만큼 조합운영비 조달이 원활치 못했던 것이다. 따라서 임직원 급여지급이 불안정하여 직원의 증·감이 반복되는 아픔을 피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다행히 조합설립 후 10여년이 지나 정부의 농업기계화 촉진정책이 시행되면서 종합형업체로 지정된 대동공업 등 5개사가 조합비를 부담함으로써 한숨을 돌릴 만큼 조합경영상태가 취약했다. 이같은 악조건을 자력으로 이겨낸 조직이 오늘의 조합이다. 

하지만 조합설립 100주년까지는 40년이란 긴 세월이 남아있다. 언제 어떤 형태의 돌발 악재가 발목을 잡을지 예측할 수 없다. 지금도 코로나19 팬데믹 파장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으로 국내 산업이 설상가상 고통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만 하더라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300원대를 돌파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낸 보고서는 원자재가와 환율이 상승할 경우 수출보다 수입증대 효과가 더 커 당분간 무역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 봤다. 보고서는 특히 올해 원자재가와 환율 상승 영향으로 전체산업의 생산비용이 전년대비 평균 8.8% 오른 것으로 추정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생산비 상승폭이, 11.4%로 서비스업(4.4%) 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기계 생산과 수출등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이다. 

이와 유사한 악재들은 지금까지 있어져왔고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 그럼에도 조합은 모든 악조건을 스스로 극복하고 60년을 버티면서 성장해왔다. 제시된 비전을 능히 실현시킬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설립 60주년을 축하하며 100주년을 향한 새로운 도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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