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정식기계연구실(연구실)

강연구 농업연구사ykk0977@korea.kr
강연구 농업연구사ykk0977@korea.kr

국립농업과학원 밭농업기계화연구팀은 올해 3월 작물 중심의 연구에서 기능 중심을 연구로 전환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2개의 전문연구실에서 파종, 정식, 수확 중심의 전문연구실로 재편하였으며, 이때 탄생한 연구실이 정식기계연구실이다.

밭농업기계화율은 1996년부터 2년 주기로 조사되어왔으며 2006년까지는 농식품부에서, 2007년부터 현재까지는 농촌진흥청(농업공학부)에서 조사하고 있는데, 모든 밭작물에 대하여 기계화율을 조사하는 것이 아니고 밭농업에서는 10개의 대표작물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대표작물은 식량·특용작물인 콩, 감자, 고구마, 참깨, 인삼이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김치와 관련된 원예작물인 배추, 무, 고추, 마늘, 양파가 있다. 이 작물들 중 정식이 필요한 작물은 배추, 고추, 양파, 고구마, 인삼이며, 정식기계연구실에서는 정식이 필요한 이들 작물의 정식기에 대한 고도화기술 개발 및 연구를 우선하고 있다.

정식기는 반자동정식기와 자동정식기로 나눌 수 있다. 반자동 정식기는 관행묘, 플러그육묘 등의 묘를 인력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자동정식기에 비해 구조 및 기계작동이 단순하다. 묘의 공급방식은 수평 방향으로 회전하는 여러 개의 회전통을 통하여 묘를 낙하시키는 회전형 포트방식, 수직으로 회전하는 식부호퍼에 묘를 직접 낙하시키는 식부호퍼 낙하방식 등이 있다. 반자동식은 심는 조수에 따라서 여러 명의 인력이 필요하며, 작업속도가 느린 것이 단점이 있으나, 결주율이 자동에 비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자동정식기는 묘를 인력이 아닌 정식기 자체가 자동으로 공급한다. 종이나 펄프 몰드로 만든 트레이 사용 시에는 묘 뽑기 방식을 절단 및 집어내기로 하고 있으며, 이송방식은 핑거에 의한 직접 이송을, 식부방식은 핑거에 의하여 이송구멍에 낙하, 정식하도록 하고 있다. 단점으로는 트레이 가격이 비싸고, 묘 뽑기 방식에서 종이나 펄프 몰드를 절단할 경우에도 핑거가 식물의 줄기에 상처를 입히는 경우가 있다. 장점으로는 정식 시 뿌리부분의 손상이 적기 때문에 활착률이 높다.

채소정식기 개발

1991년, 보행형 관리기의 보급이 확산됨에 따라 이용도를 제고하고 채소정식 작업의 기계화를 위하여 관리기 부착형 채소정식기를 개발하였다. 이 방식은 로타리 홀더에 인력으로 모를 공급하고 호퍼식으로 묘를 정식하는 구조이다. 한 농기계회사에서 호퍼 정식방식에 관수장치가 부착된 보행형 1조식 채소정식기를 담배, 고추 재배농가에 300여대 보급한 바 있으나, 비닐이 피복된 두둑 및 경사지에서의 정식상태가 양호하지 못하여 보급이 중단되고 말았다.

당시 고추, 배추, 양파 등 주요 채소재배작업의 대부분이 인력에 의존하고 있었으며, 또한 이들 작물의 정식은 노력이 많이 소요되는 힘든 고역작업으로 기계화 요구도가 높았다. 1993년에는 개발기종 및 도입기종의 육묘, 재배양식, 포장적응성 등을 연구하고, 채소 정식작업의 기계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관리기 부착형과 트랙터부착형 정식기, 전용정식기(채소정식기) 그리고 양파정식기를 공시기로 하여 채소정식기의 포장적응성 시험을 실시하였다. 작업성능은 고추 정식에서는 관행 인력에 비해 관리기 부착형이 1.6시간/10a로 78%, 트랙터 부착형이 0.6시간으로 92%, 전용정식기는 1.3시간/10a로 82%의 노력절감 효과가 있었고, 양파정식기는 관행에 비해 70배의 노력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채소정식의 고역작업을 탈피할 수 있는 것으로 사료되었다.

2001년에는 배추재배 일관기계화를 위하여 승용관리기부착 2조식 배추정식기를 개발하였다. 이 기계는 배추묘를 자동으로 하나씩 뽑아서 호퍼에 공급하면 호퍼가 상하운동을 하면서 배추를 심는 구조이다. 또 이 정식 원리를 활용하여 2006년에 1조식 보행형 채소정식기를 개발하였다. 1조식 채소정식기는 고추, 배추 등의 채소와 옥수수, 콩 등 잡곡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인삼정식기 개발

인삼의 기계화를 위하여 2005년에 반자동 인삼정식기를 개발하였다. 이 정식기는 2인 1조로 양측 고랑에 서서 투입구에 묘삼을 넣어주면 집게가 묘삼을 잡고 135°회전한 45°각도로 구멍을 판 다음 뇌두(삼 머리)가 지면에서 일정한 깊이로 묻히도록 심은 뒤 이동하는 방식이다. 두둑을 주행하는 방식으로 한 줄에 묘삼을 7~9주까지 조절해 심을 수 있다. 이 정식기를 사용하면 작업자가 쪼그리고 앉거나 허리를 굽히지 않고 서서 묘삼만 투입구에 넣어주므로, 힘들이지 않고 매우 효율적으로 정식작업을 할 수 있다. 또한 인력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므로 결주가 없고, 일정한 깊이와 간격으로 심을 수 있어서 고품질의 인삼 생산이 가능하다.

양파정식기 개발

2008년에는 양파의 정식작업 기계화를 위한 반자동 양파정식기를 개발하였다. 이 양파정식기는 자주식으로 2명의 작업자가 탑승하여 묘를 공급하면 무공비닐에 구멍을 뚫고 양파 묘를 심은 후 다음 심을 자리로 이동 후 정지하는 방식으로 묘 공급 장치, 식부장치, 진압장치, 주행 장치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한번에 8주를 심을 수 있다. 인력 정식 64시간/10a에 비해 21.3배(3.0시간/10a)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고구마정식기 개발

고구마 묘(순)을 수평심기 방법으로 심어주는 고구마정식기는 2015년에 개발하여 보급되고 있다. 이 정식기는 2~4조식으로 트랙터에 부착된다. 작업형태는 먼저 두둑을 성형하고 인력으로 묘를 공급하면 골파기 후 고구마 묘를 정식하고 복토와 진압 작업을 수행하며, 일련의 작업은 동시에 수행된다. 정식깊이는 5~10cm이고 정식각도는 지면과 10~12°내외를 유지한다. 결주율은 1.0% 이내로 낮으며, 이 정식기를 사용하면 관행 15.5시간/10a이던 고구마정식 시간을 0.9시간/10a로 줄일 수 있어, 고구마정식에 드는 노력을 94.2% 절감할 수 있으며, 비용도 58.2% 줄일 수 있다(관행 204,834원/10a→84,645원/10a).

정식기계연구실에서는 이미 개발된 밭작물 정식기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한편 고도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정식관련 재배관리기술을 개발하고 정식기계의 고성능화, 자동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중소규모의 농가도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저렴한 밭작물 정식기 개발에 힘쓸 것이다. 즉 저렴하고 고성능인 밭작물 정식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등 유관기관과 협업하여 정식 기계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육묘기술 및 품종, 재배양식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밭농업 정식분야에서 자연스럽게 밭작물 정식 기계화율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허리를 구부리거나 쪼그려 앉아 배추묘, 고추묘 등을 심는 고된 정식작업을 생력기계화함으로써 우리 농촌의 삶의 질 또한 높이 올라가리라 생각한다.

저작권자 © 한국농기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