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불편함을 유익함으로 돌려놓는 과정에서부터 ‘원거리 농기계임대사업’은 출발하였다. 

제주의 농업인구는 2010년 11만4,539명에서 2021년 7만5,548명으로 34% 감소하였고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2.1%에서 15.9%로 31% 증가하였다. 그리고 농업소득은 17,96만7,000원에서 13,36만1,000원으로 25.6% 감소하는 추세이다. 농업인구의 지속적 감소 및 고령화로 인해 실질적인 노동 인력은 크게 부족하고, 농자재 상승 등 경영비 급증으로 농작업 생력화는 필수적이다.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서는 2008년부터 ‘농기계 임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파쇄기, 굴삭기 등 13종 150여 대의 농기계를 갖춰 농업인들의 농작업 편의 및 부족한 노동력 해결을 돕는다. 농작업 시기에만 일시 사용하는 고가의 농기계를 저렴한 가격에 임차할 수 있어 이용자는 매해 증가하며 그 호응은 매우 크다. 

그러나 서귀포 서부지역(중문동, 대천동, 예래동) 농업인들은 농기계 임차가 쉽지 않다. 남원읍 하례리까지 먼 거리는 불편했고, 간벌시기에 파쇄기 사용이 집중되어 더욱 어려웠다.

이에 서귀포농업기술센터는 지난 2월 중문농협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감귤원 간벌시기에 ‘원거리 농기계임대사업소’를 운영했다. 센터는 농기계 입고와 출고 및 농기계 안전이용교육을 지원하고, 중문농협은 임대공간을 제공했다. 운영결과 중문, 대천, 예래지역 농업인 166명이 이용했고, 만족도는 91%에 달했다. 전년 이용자 수 43명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 166명으로 286% 증가한 것이다.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계속 심화될 것이 확실해 보이고,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농기계 임대사업은 중요한 사업이다. 그러나 누군가의 소외, 일부의 불편함을 간과한다면 그 사업의 진정한 가치는 빛이 바래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43명에 불과한 이들을 위한 ‘원거리 농기계임대사업소’ 운영은 의미가 크다. 겨우 43명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용하지 못했던 123명의 불편함을 해소한 것이다. 지나치는 게 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사소할 수 있는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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