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수년간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오던 지상최대 과제인 ‘지능형농기계 실증단지 구축사업’이 마침내 그 닻을 올리게 됐다. 지난 달 기획재정부의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예비타당성조사가 최종 심의·의결된데 따른 것이다. 

이 예타는 정부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사업의 정책적·경제적 타당성을 사전에 면밀하게 검증·평가하는 제도다. 예산낭비를 사전에 철저히 차단하고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엄정한 잣대로 엄격하게 검증하는 제도인 것이다. ‘지능형농기계 실증단지 구축사업’이 이같이 예타에서 통과됐다는 것은 지능형농기계의 개발 시급성을 정부가 인정한 셈이다. 뿐만아니라 영세성으로 인한 투자의 한계로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던 농기계산업의 지능형농기계 개발에 대해 새 시대를 여는 전환점을 마련해 줌으로써 향후 세계무대에서 어깨를 활짝 펼 이정표를 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실증단지 조성사업은 고성능·고품질 농기계 개발과 수출 경쟁력 확보를 통해 농기계산업을 글로벌 농기계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내년부터 4년간 1,092억원이라는 거액의 예산이 투입되는 농기계사상 최대규모의 사업이다. 이 사업이 순탄하게 추진될 경우 순수 국내기술에 의해 개발된, 여태껏 접해 보지 못했던 가공할 지능형 농기계를 이 땅에서 우리는 무수히 목도하는 경이로움에 직면할 것이다. 

여기에서의 지능형농기계란 일반농기계에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loT)·빅데이터 등의 정보통신기술(IT)을 융·복합한 자동화·무인화·자율화 기술이 탑재된 첨단농기계를 말한다. 이에 더해 전기·수소 등 대체에너지 기반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포함한 친환경 농기계까지 다양한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농기계 생산업체·대학·연구기관이 개발한 지능형농기계를 실증부터 검·인증, 빅데이터 활용 등 상용화에 도달하기까지 전주기적으로 신속한 시장진입과 수출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능형 농기계분야 원천기술을 확보하여 상용화 기술 적용을 통한 신성장 동력 창출과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현실화 할 경우 탈(脫) ‘우물 안 개구리’는 불문가지다. 우리나라 농기계 수출규모가 크게 확대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세계 농기계 시장규모는 ‘그림의 떡’으로 그닥 와 닿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능형농기계나 첨단농기계에서 기술수준이 확연히 제고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마켓 리서치 리포트’에 따르면 3년전 세계 농기계 시장이 1,299억3,000만 달러 규모에서 오는 2027년까지 매년 8.5% CAGR(연평균 성장률)로 성장하여 2,495억5,000만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도 세계시장을 선점하는 시기가 되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세계시장 규모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사실 또한 너무도 명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농기계와 유사성이 강한 산업이 자동차다. 일찍이 친환경차 개발에 매진한 자동차산업은 해외무대서 활개를 치고 있다. 최근 동향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4월 내수는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생산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12만여 대를 판매하는데 그쳐 전년 동월대비 11.6% 감소했다. 반면 수출물량은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같은 기간대비 12.8%가 증가한 19만7,400대에 달했다. 

실증단지 구축사업으로 판은 이미 벌려 놓은 것이나 진배없다. 산·학·관·연이 똘똘 뭉쳐 농기계산업이 세계무대를 석권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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