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농가의 위기감은 2021년 하반기부터 현장에서 서서히 불어와 2022년 설을 기점으로 한우가격 하락, 사료값 상승 등 본격적인 위기감이 몰아치고 있다. 이러한 전방위적 상황 악화 속에서 한우 농가의 살아남기 위한 솔루션은 사료비, 인건비 등 생산비 절감만이 해답이다. 

우리나라 한우 농가 특성 상 한우 TMR/F 급여 방식은 사료비 절감뿐만 아니라 소의 대사성 질병 예방 효과도 있어 현장에 직접적으로 권장할 수 있는 방식임에도 30% 내외의 비교적 낮은 한우 농가의 TMR 보급 이유는 첫째, TMR/F 배합기 구입 등 초기자본 부담, 둘째 취약한 부산물의 확보와 저장, 셋째 부산물 성분 변이와 배합비 등 자가배합기술의 전문성 부족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최근 전통 한우 사료 급여 방식 중 하나인 ‘여물’, 즉 화식사료의 원리를 응용하여 스팀으로 원형곤포를 쪄서 급여하는 방식이 소개되고 있다. 이 방식은 TMR 배합기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중소규모 이하의 농가에도 유리한 기기라 할 수 있다. 원형곤포 스팀처리를 통해 조사료의 체내 소화율을 10% 개선할 경우 사료가격이 10% 절감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예를 들어 1일 곤포 3롤 정도를 소비하는 농가는 월 63만원(1롤당 70,000원 기준 21,000원/일 절감), 1년이면 756만원 절감 효과가 나타난다. 소규모 사육 두수의 한우 농가에게는 적지 않는 생산비 절감 효과이며, 원형곤포 조사료를 많이 사용하는 농가라면 그 절감효과는 더욱 커진다. 

중소 규모의 한우 농가 생산비 중 사료비 다음으로 절감해야 할 대상은 인건비일 것이다. 사육 규모 측면에서 TMR 배합기 등 기계화나 자동화가 어려운 한우 농가에게 노동력 절감 가능한 방법으로 원형곤포를 손쉽게 풀어 급여하는 기기가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원형곤포 풀어주는 기기는 베일 스크레퍼가 장착되어 곤포 제조 시 강하게 감겨있는 반대방향으로 움켜쥐듯 쉽게 풀어 자동으로 급이할 수 있어 한우 농가 노동력 절감의 획기적인 기기라고 판단된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 한우 농가의 경영방식도 농장의 사육규모에 맞는 방식으로 진화한다면 전혀 답이 없는 것도 아니다. 축산관계기관, 전문가 모두 위기의식을 함께 느끼고 농장규모에 맞는 사육방식을 조언하고 한우 농가도 사육규모에 맞게 TMR 방식이나 조농방식을 적절히 선택하고, 그 상황 속에서 장기적인 경영을 전제로 최적의 사료효율을 찾아내고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는 방식을 구축해 나간다면 생산비 절감과 수익성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한우 산업의 위기를 농가 스스로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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