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일 아프리카의 한국인 농학박사
남상일 아프리카의 한국인 농학박사

인천 공항에서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로 가는 직항 항공기에서는 에티오피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다른 국가로 가는 한국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공적원조사업(ODA)에 참여한 사람들 또는 현지에서 사업을 하거나 한국에서 업무 차 출장 가는 사람들, 해외봉사활동 가는 귀여운 학생들, 더러는 현지에서 한국식당을 운영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밤 12에 떠나는 항공기를 기다렸다가 중국, 미얀마, 인도, 아라비아 해를 거쳐 아디스아바바까지 동행을 한다.

아프리카라고 하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먼 곳이고, TV의 오지 탐험 프로그램에 나오는 곳으로 인식하기 쉬우나 실제는 이미 아주 많은 한국인들이 생활 전선을 꾸리고 살아가는 지구촌의 이웃 지역이다. 따라서 ‘아프리카의 한국인’ 이야기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이웃에 대한 이야기이다. 앞으로 필자는 한국농기계신문의 독자들에게 에티오피아 현지에서 겪고 느끼는 이야기를 가능한 범위에서 다양한 정보와 잔잔한 재미를 곁들여서 전달하고자 한다.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필자에 대하여 사람들은 다양한 기대와 요구를 표시하고 있다. 제법 다양한 해외 경험을 갖고 있는 필자로서도 아프리카 사업은 또 하나의 도전적 과제이며 동시에 매우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나의 어떤 고지식한 지인들은 무슨 시장개척이라든지 인류애라든지 더 나아가서 애국심이라든지 등을 거론하면 부담감에 생각이 무거워지기는 하는데 나의 원초적 호기심이 많은 부분을 해결해줄 것으로 믿고 앞으로 글을 써볼 생각이다.

우선 아프리카라는 곳을 어떻게 소개하면 나 자신에게나 독자 여러분들에게나 가장 쉽고 감각적으로 정확하게 이해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인지가 첫 번째 과제이다. 보통 사람들이 글을 쓸 때에 시작부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글의 생명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글은 이 점에서 더욱 난감하다. 왜냐하면 아프리카라는 주제가 너무 거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나의 작은 잡기를 사용해보기로 했다. 우선 다양한 통계를 들추고 비교하면서 무엇인가 특이한 점을 찾고자 했다. 그러다가 바로 눈에 들어오는 포인트가 있었다.

2000년대 들어 고속 성장하고 있는 아프리카 경제 

아프리카 농업
아프리카 농업

직관적으로 사람들은 아프리카는 동남아시아보다는 조금 늦게 발전하는 지역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상식적으로 부합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얼마나 정확하고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에 착안한다면 조금은 궁금한 생각이 들 것이다. 아래의 그림은 아프리카 전체와 동남아시아 전체의 GDP 추이를 미국달러로 나타낸 것이다. 1970년부터 2019년 사이 두 지역의 GDP 총액은 엇비슷한 추이를 보이며 발전하고 있다. 우연치고는 너무 비슷해서 필연적인 이유가 있음직해 보인다. 2019년에 동남아시아 GDP 총계는 약 3.2조 US$, 아프리카 GDP 총계는 약 2.5조 US$에 이르고 있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 두 지역의 경제는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현재의 아프리카는 2000년 이전 과거의 아프리카와는 다르게 본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프리카 농업
아프리카 농업

그러나 1990년대 말에 동남아시아 경제가 주저앉는 모습은 당시 아시아경제에 몰아닥친 외환위기의 여파였으며, 2014년 이후 얼마간 아프리카의 경제가 동남아시아보다 부진했던 모습은 주로 당시의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락에 기인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런 특이 사항을 보건데 두 지역 경제구조의 발전 과정에서의 위상 차이가 향후 경제 발전의 경로 차이를 만들지 모른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2019년 한국의 총 GDP 규모는 약 1.6조 US$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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