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기상청의 최근 10년 간 자료에 의하면 강풍특보가 연 3,058회 발생하였는데, 이 중 3~4월에 785회 25.7%(3월 370회, 4월 415회 발생)로 4번의 강풍 가운데 1번이 봄철 모종 심는 시기에 발생하였다. 

지금 제주농촌은 월동채소 수확이 마무리되고 미니단호박 등 뒷그루 작목 재배를 위한 정식(모종 옮겨심기) 작업이 한창이다. 아직은 야간기온이 낮아 작물 생육온도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터널재배를 하고 비닐을 씌워 보온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때가 봄철 강풍이 불어오는 시기이므로 터널비닐을 씌운 후 충분하고 꼼꼼한 흙덮기로 비닐이 벗겨지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동부지역은 화산회토로 흙이 가볍고 바람에 쉽게 날리기 쉬워서 우려가 크다. 강풍으로 터널비닐이 벗겨지면 저온 피해로 생육에 지장을 줄 수 있고, 모종이 꺾이거나 손상되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하며 재차 비닐을 씌워야 하여 노동력 투입이 크다. 다시 비닐을 씌워도 한 번 피해를 본 경우에는 정상적인 모에 비해 생육이 떨어지고 최종 품질과 생산량 저하로 연결되므로 정식 작업 시 조금 더 세심한 관리를 해야 한다. 

제주도인 경우 노지단호박 심는 시기는 주로 3월 중순부터 시작하여 6월경에 수확을 하는 작형인데 터널비닐을 지탱하는 활대(지지대)를 넓게 하면 강풍에 견디는 힘이 약해 쉽게 피해를 볼 수 있으므로 90cm 간격으로 촘촘히 꼽고 비닐을 팽팽하게 한 후 소형관리기를 이용하여 충분한 흙을 씌우게 되면 웬만한 강풍에도 피해가 없게 될 것이다.

모종을 아주심기 일주일 전부터 정식 포장의 조건(하우스에서 노지로 이식)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육묘상의 온도를 서서히 낮추고 광선을 많이 받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모종을 옮겨 심을 때는 가급적 오후 2시 이전에 심는 작업을 완료하고 심은 후 가뭄과 고온이 지속될 경우 관수를 실시하여 터널 내 고온으로 고사되지 않도록 관리를 해야 한다. 미니단호박은 잎이 4~6매 정도일 때가 옮겨심기 적기로 이때 정식을 하되 오후 2시 이전에 작업을 끝내야만 터널 내 충분한 빛을 받아 내부 온도가 올라갈 수 있다. 옮겨 심은 후에는 충분한 물 공급으로 묘를 활착 시키고 터널 내 온도가 35℃ 이상 오르지 않도록 해 준다. 

‘모종 농사가 반농사’ 라는 말이 있듯이 애써 기른 모종을 옮겨 심고 터널비닐을 씌웠는데 한순간 봄철 돌풍으로 비닐이 벗겨지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겠다.

저작권자 © 한국농기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