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ICT어드바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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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고가 몰려오고 있다. 에너지, 금리, 비료 가격의 상승이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섰다. 이는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2012년 당시 리비아의 내전과 이란 원유 금수로 유가가 $100(두바이 기준)을 넘어선 적이 있다. 2022년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원유 수출이 제한되면서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높아졌다. 농업용 경유 면세유 가격이 1,400원을 넘보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은 다른 에너지 가격에도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당장 전기료 인상이 눈앞에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5조8,600억원(연결기준)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금과 같은 유가 추세라면 올해 20조원 적자가 예상된다고 한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전기료 인상을 최대한 막으려 하지만 늘어나는 적자에 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 

한전의 통계에 의하면 2022년 1월 기준 전력 생산의 원자력 비중이 29.3%, 석탄 비율이 33.5%, 유류 및 LNG가 28.7%, 신재생이 7.3%이다. 원전 전문가들에 따르면 원전 비중이 1% 감소하면 약 2,000억원의 손실이 증가한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원전 비중이 30% 넘었으나, 문재인 정부에서는 2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원전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중단된 신한울 3, 4호기를 조기에 건설하려 한다. 그러나 당장 한전 적자를 메우는 방법은 전기료 인상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

대출 금리가 연일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월 은행 가계대출 평균금리가 3.91%로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중에서는 4%를 넘는 금리가 흔하다. 대출해서 집을 사거나 투자를 한 사람에게 큰 부담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주춤하기는 하지만 기준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다. 한국은행도 기준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 기준 금리가 오르면 모든 금리가 오른다.

농협이 저금리로 융자해주는 주요 농업정책자금대출의 확대가 필요하다. 농업종합자금, 농기계구입자금, 농축산경영자금, 농촌융복합산업자금의 융자지원한도를 늘이고, 문턱을 낮추어야 한다. NH스마트팜론이 나와 스마트팜 대출이 시작되었지만 실제 대출 현장에서는 담보 등 애로가 많다. 

천연가스의 가격 상승은 비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천연가스에서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암모니아를 공기 중 이산화탄소와 결합하여 요소 비료, 질산과 암모니아를 결합하여 질산암모늄을 만든다. 또 비료의 핵심 원료인 탄산칼륨과 인산염은 러시아에서 대량 생산된다. 비료는 질소, 인산, 칼륨이 3대 요소이다. 유엔식량기구(FAO)에 의하면 2021년 러시아가 세계 최대 질소비료 수출국이며, 칼륨과 인산 비료는 세계 두 번째 수출국이다. 러시아의 수출이 막히면서 비료 공급량이 줄고 있다. 이래저래 비료 가격이 치솟고 물량이 부족하다.

여기에 코로나 기간 외국 노동자가 줄어 농촌의 인건비가 급등했다. 그마저도 사람 구하기가 힘들다. 인건비도 오르고, 비료도 오르고, 기름 가격도 오르고, 안 오르는 게 없다. 농촌의 모든 비용이 오른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곡물 가격이 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국토 넓이에서 러시아의 1/28밖에 안 되지만, 밀과 옥수수는 전 세계 공급량의 16%와 12%를 차지하고 있다. 밀 가격은 이미 50% 이상 뛰었다. 한국 서민들이 즐겨 먹는 빵과 과자, 라면, 국수, 짜장면 등이 줄줄이 오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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