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계 품질에 대한 농가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가운데 국산 대비 수입산 농업기계 품질 수준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긍정과 부정의 교차양상이 형성되고 있다. 그동안 농업기계 기술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경주해 온 농기계산업에 보다 강도 높은 분발을 요구하는 대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내놓은 ‘2020 농업기계 이용 및 사후관리 실태조사(2121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농가의 95%가 농업기계 품질에 대해 보통 이상으로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만족하다는 농가는 67.2~85.2%인데 반해 불만족은 5% 미만에 그친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주요 기종인 트랙터·승용이앙기·콤바인 모두 작업성능·작업정도·재질내구성·조작편이성·고장발생 등 전반에 걸친 품질만족도가 수입산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차이는 매우 근소한 수준이다. 

반면 엔진·동력장치·주행장치·유압장치·전기장치 등 부위별 국산대비 수입산 농업기계 품질수준이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트랙터는 수입산 품질이 우수하다는 사용자가 84.3~87.9%에 달했고, 콤바인의 경우 75~96.4%, 승용이앙기는 83.1~96.6%가 수입산이 우수하다고 답했다. 농가가 수입산 농업기계를 구입하는 주된 이유가 ‘작업성능 우수·품질 우수·고장발생 적음’ 등에 집약되고 있어 앞의 부위별 품질수준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가는 트랙터의 엔진, 승용이앙기의 식부장치, 콤바인의 예취장치 등에 대한 R&D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농업기계 교체 구입에 대해서는 매우 이례적인 반응이 나왔다. 이 교체 구입에 대한 질문에 있어서는 절반 안팎이 교체구입을 하지 않겠다고 답한 때문이다. 경운기는 보유농가의 62.2%가, 트랙터는 47.6%, 관리기는 53.3%, 보행형 이앙기는 67%, 승용형 이앙기는 43.5%, 콤바인은 49.2%가 앞으로 교체구입을 하지 않겠다는 응답을 했다. 농가의 이같은 반응은 농가 대부분 고령화로 농업기계를 고쳐 쓰거나 영농을 중단하겠다는 이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향후 농업기계를 구입할 때에는 대부분의 농가가 수평제어 기능 등의 첨단 편이기능을 포함한 농업기계를 구입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트랙터는 파워셔틀·수평제어·배속턴(회전반경)·견인부하 제어(3점 링크 상승) PTO 회전제어, 승용이앙기는 수평제어, 콤바인은 수평제어·배속턴 등 첨단 편이기능을 갖춘 농업기계를 절대농가가 구입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아울러 농가는 농업기계 개발시 편이성 증대와 전기 농업기계 등의 기술개발을 바라고 있다. 배터리(전기)를 이용한 농업기계, 자율주행(직진·선회) 기능이 있는 농업기계, 주행속도에 따라 주행단수를 자동으로 변속해주는 기능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조사 결과는 농업기계에 대한 소비자 농업인들의 니즈가 얼마나 다양해졌으며 첨단기술에 대한 목마름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가늠할 수 있는, 농업기계 기술개발 방향의 이정표라 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해 보인다. 물론 농업기계 생산업체 역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농업기계 사용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이에 상응한 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춰 왔을 것이다. 그러나 비록 표본조사이긴 해도 방식이 현지 면접조사라는 점에서 정보가치가 월등히 높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어떻든 농업기계 개발기술을 한단계 끌어올려 수입산 농업기계의 품질을 능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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