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ICT어드바이저
남영준 ICT어드바이저

현대자동차 그룹은 작년 말 연구소 내 엔진 개발센터를 없앴다. 30년간 현대자동차를 성장시켜 온 엔진 개발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파워트레인 부문도 전기차 부문으로 전환했다. 그동안 자동차의 핵심은 엔진과 파워트레인이었다. 또 현대자동차는 2022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2)에서 가상공간과 현실 세계가 로보틱스로 연결되는 메타모빌리티를 제시했다.

엔진 개발을 안 한다는 의미는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이다. 자동차에서 엔진이 없어지면 수많은 부품이 없어진다. 연료탱크부터 연료공급장치, 필터, 엔진의 실린더, 피스턴, 윤활장치. 흡기 관련과 배기장치, 점화, 시동 장치 등 수 없다. 기존 변속기도 사라진다. 조그만 부품까지 따지면 1만 개 이상이 없어진다고 한다. 

블룸버그 통신에 의하면 자동차 부품공장이 몰려있는 일본 시즈오카에는 전기차 시대를 맞아 미래에 대한 불안이 넘쳐난다고 한다. 혼다 자동차는 2040년부터 내연기관 판매를 중단하고, 도요타는 2025년에 15개 차종의 전기 자동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이미 자동차 부품업계의 어려움이 시작되었다. 자동차부품협회에 따르면 회원사의 90%가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법정관리로 넘어가는 회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정부의 지원도 전기차 부품으로 전환했다. 중국 정부는 2035년까지 자동차 판매의 50%를 전기차로 제시하고 있지만, 조기 달성이 예상된다. 전기자동차는 이제 거대한 흐름이다. 

그뿐 아니다. 자동차 생산업체가 바뀐다. 그동안 자동차산업은 엔진 기술과 대량 생산체제로 진입 장벽이 높았지만, 전기자동차는 다르다. 중국은 현재 수백 개의 전기차업체가 춘추 전국시대를 이루고 있다. 인터넷 대형기업인 알리바바와 바이두가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스마트폰의 샤오미가 뛰어들었다. 전기자동차는 주행 소프트와 배터리에 경쟁력이 달려 있다. 

자동차산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농기계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자동차 부품업계가 어려워지면 농기계에 타격이 온다.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거나 가격이 오른다. 대형 자동차 부품회사들은 전기차 부품 생산으로 전환하고 있다. 앞으로 농기계 부품만 생산하는 소형 업체로는 품질과 원가 경쟁이 힘들다. 

자동차의 자율주행을 활발히 시험하고 있다. 아직 도로에서 전면적으로 하기에는 해결해야 할 점이 있고, 제도도 미비하다. 전문가들은 정해진 노선을 도는 셔틀에 자율주행이 먼저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운행비용이 줄고, 돌발사고 위험이 적어 자율주행의 도입이 우선시 된다. 

국제전자박람회(CES 2022)에서 존디어가 완전 자율 트랙터를 선보였다. 농부가 작업 구역과 경로를 설정하면 트랙터가 혼자서 토양 상황을 파악해 가면서 작업한다. 그동안 자율주행 트랙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빅데이터와 인공 지능을 활용하여 사람처럼 작업한다. 6쌍의 스테레오 카메라가 360도로 물체를 감지하고, 인공 지능(AI)으로 처리하여 작업한다. 모든 정보는 실시간으로 농부에게 전달되며 원격으로도 컨트롤 할 수 있다. 위성항법시스템(GPS)과 카메라로 1인치(2.54cm) 단위의 정확도로 작업이 가능하다. 

메타모빌리티는 자동차에서 가상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회의도 하고, 게임도 한다. 또 달리는 자동차 전면 유리창에 운행 정보, 도로 정보를 띄우는 증강현실(AR)이 구현된다. 농기계도 증강현실을 이용하여 작업 정보와 농사 정보가 나타날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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