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기반표준연구실장
박주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반표준연구실장

올해 IT분야에서 가장 큰 관심거리 중의 하나는 메타버스(Metaverse)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관련 회사의 주가가 1,500%나 상승했다는 것만 보더라도 그 열기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란 현실 세계에서와 같이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가능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하는 단어로서,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이다. 메타버스에 대한 개념은 1992년 미국 SF 작가 닐 스티븐슨의 소설에 처음 등장하였는데, 용어에 생소한 독자들이라 할지라도 이미 영화 ‘아바타’나 각종 게임 세계를 통해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태어나오기 한참 전에 이미 간접적으로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기술적으로 메타버스는 영화 ‘아바타’에서처럼 사용자에게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과 같은 경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사물과 사람의 정보를 자동으로 저장해주는 라이프-로깅이나, 구글어스와 같이 디지털 정보로 만들어진 미러월드(mirror world) 경험도 제공한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기술은 각각 HUD(Head Up Display)나 HMD(Head Mounted Display) 장치를 착용하여,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투영하거나 가상의 세계에서 실제와 같은 체험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라이프-로깅 기술은 개인의 일상을 인터넷 또는 스마트기기에 기록하여 취미, 건강, 여가 활동 등에서 생기는 정보를 자동으로 보관해 주는 기술이며, 미러월드는 현실 세계를 인터넷에 3차원 CG로 재현하는 증강지원 시스템이다. 

농기계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본지에 뜬금없이 최신 IT 기술을 언급하는 이유는, 아직 시작 단계인 메타버스 기술을 아래와 같이 우리나라의 농업 분야에 성공적으로 접목을 한다면 우리나라 농산업 생태계의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독자와 공유하고 싶어서이다. 

트랙터에 부착된 IoT 장치로부터 수집되는 데이터와 메타버스 기술을 이용하여, 트랙터 사용자와 A/S 기사는 가상의 공간에서 트랙터를 점검하고 고장을 사전 방지할 수 있다. 농민이 농자재 구매나 농경 작업 내용을 일지에 수기로 일일이 기록하지 않아도, 메타버스의 라이프-로깅 기술을 통해 자동으로 서버에 보관할 수 있다. 하우스나 노지로부터 수집되는 데이터와 원격 화상을 기반으로 나의 아바타가 방제할 수도 있으며, 생산과 유통을 연결하여 가상공간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거래가 가능한 사이버 농산물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이 사이버 농산물 시장에서는 농민이 점주를 AI 아바타가 판매원이 되며, 이 사이버 시장에서 직거래 되는 실물은 공동 물류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의 집 앞까지 배송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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