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환 전남대학교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교수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 센터장
이경환 전남대학교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교수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 센터장

코로나의 확산 속에서 힘겹게 시작한 2021년도 어느새 몇 장의 페이지만을 남기고 있다. 전국민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면서 코로나와의 작별을 준비하려던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새해 2022년은 어떨까? 변이종인 오미크론이 출현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다만 변이종이 전파력은 강하지만 중증화 가능성은 낮을지 모른다는 조심스런 예측에 코로나와 함께하는 일상에 희망을 걸어본다. 

새해 2022년은 국가 미래 발전을 위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 변화의 틀이 점차 윤곽을 드려내고, 이에 따른 후속적인 변화들이 점진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또한 대통령과 지방선거가 치뤄지면서 선출자들의 철학과 공약에 따라 사회 운용의 방식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 농업 종사자들이 수동적인 견지에서 벗어나 코로나 이후의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가졌으면 한다. 이와 함께 농업이 갖는 사회적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고, 이러한 가치들이 미래 사회 운용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  

농업은 타 산업에 비해 관성이 크다고 이야기한다. 기존 제도의 틀을 유지하려는 힘이 크기 때문에 외부의 강력한 에너지 유입 없이는 농업 혁신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오래전 중세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연 것은 인류의 자발적인 노력이 아니라 흑사병(바이러스)이었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죽음에 직면하면서 인간의 가치를 되새겨보는 변화가 일어났고, 소외되었던 사람들이 변화의 중심에 서기 시작했다. 코로나의 팬데믹은 그동안 우리가 움켜쥐고 있던 행동방식과 사고의 틀을 소리없이 무너뜨리고 있다. 오랫동안 소외되어 왔던 농업도 기존의 틀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새로운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 앞에 서있다. 우리 모두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농업의 근본적인 역할은 사회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먹거리와 유·무형의 자원 공급이다. 이는 미래에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과 방법이 변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는 농업의 전과정이 데이터에 의해서 관리되고, 이러한 데이터가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디지털 농업 생태계로의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디지털농업 환경 속에서 창의적인 젊은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래야만 농업이 젊어지고 선순환 구조를 가지며 신성장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미래 농업은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흡수·저장하는 역할을 대혹 강화해야 한다. 전 지구적으로 몰아닥칠 탄소중립의 강풍속에서 든든한 바람막이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 농업관련 종사자들은 사회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핵심 주체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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