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를 미래의 시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곳에 자원이 많아서가 아니다. 시장의 규모가 커지기 위한 첫째 조건은 미래에 그곳에서 인구증가가 예상될 때 그곳을 미래의 시장이라고 부른다.

UN에서 분석한 인구 자료에 의하면 2020년까지 세계에서 인구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은 아시아였으며, 2050년경이 되면 아시아의 총인구수는 정체기 후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런데 2020년경을 분수령으로 세계에서 인구증가 속도가 가장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는 지역은 아프리카이고 2100년까지도 지속적으로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래서 아프리카를 미래의 떠오르는 시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국가 중에서도 에티오피아와 우리나라와의 관계는 매우 돈독하다. 에티오피아가 6.25 전쟁에 참전해서 우리나라를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당시 참전을 결정했던 셀라시에 황제는 비록 공산정권에 의해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지만, 공산정권의 붕괴 이후 에티오피아는 지금도 발전을 위한 단련의 과정을 겪어내는 중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식민통치를 받지 않았던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었으며, 기원전 1000년경부터 이어오고 있는 유구한 역사와 그들 고유의 문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그들 자부심의 원천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으로서 마땅히 저개발국가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점점 늘려가고 있는데 아프리카에서도 특히 에티오피아에 대한 지원은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도 매우 활발하게 다양한 경로와 아이디어를 갖고 접근하고 있다. 특히 2021년부터 실질적으로 시작된 에티오피아 농촌개발사업은 그 예산 규모나 사업 기간 측면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될 만하다. 이 사업은 EDCF 차관사업으로 진행되며 예산 규모는 약 1,300억 원, 사업 기간은 5년으로 되어 있다. 

이 사업은 특이하게도 현지인들의 의견을 청취하여 사업의 내용을 정하였는데 에티오피아가 위치한 사하라 이남 지역은 무엇보다도 식수의 확보가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지하수 개발 사업에 대한 요구도가 높았다고 한다. 

에티오피아는 나일강의 발원지일 정도로 수자원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다. 여름인 7월과 8월에는 월 강수량이 200mm에 이르는 지역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빗물은 땅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에 지하수 개발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지하수 개발 다음으로 요구가 많았던 분야는 농업기계 보급과 농업기술센터 건립이다. 에티오피아는 식량부족 국가이며 인구수도 1억 2,000만 명에 육박하는 나라이다. 그러함에도 농업기계를 요구한다는 것은 더 높은 소득 기회와 삶의 질에 대한 열망이 강하기 때문일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2000년대 이후로 영아 사망률이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보다도 더욱 빠르게 낮아졌는데, 영아 사망률이 사회의 성숙도를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현상이다. 그리고 에티오피아의 최근 통계를 살펴보면 2000년대 초 이후로 다른 어떤 아프리카 국가보다도 정부 예산에서 교육 예산에 대한 지출 비율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현재는 역사의 모순에서 기인하는 갈등으로 힘들어하고 있지만 에티오피아의 농업개발에 대한 강한 열망은 앞으로 에티오피아의 밝은 미래를 그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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