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헌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글로벌사업팀 Ph.D
김종헌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글로벌사업팀 Ph.D

2021년 10월 28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주 바이블락에서 한국형 스마트 온실의 준공식이 거행되었다. 이 온실은 한국 온실의 우수성을 현지에서 실증해 보이는 적극적 수출마케팅 전략에 입각한 정책의 결과물이다. 그런데 이 정책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다른 곳에 존재한다.

카자흐국립농업연구대학교의 예스폴로프 총장은 이 온실에서 농학부 학생들이 수경재배법과 스마트팜 시스템 작동법을 배우고 졸업하면, 그 학생들은 한국형 스마트 온실의 소비자가 될 것이라며, 카자흐스탄 스마트 온실의 원형이 한국형에서 출발할 수 있음을 수시로 강조했다.

한국형 스마트 데모온실의 준공과 관련하여 꽤 긍정적인 소식이 있다. 카자흐스탄 농업부 국장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정부는 농업발전 프로그램에 의거하여 4대 과제를 제시했다. 첫째, 생산성 향상. 둘째, 농산물의 자급률 증대. 셋째, 고품질 농산물 수출을 통한 외화 획득. 넷째, 농가소득의 증대이다. 이 중 우리가 관심을 가질만한 부분은 바로 둘째와 셋째 과제이다. 이 두 가지 모두 시설농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어서, 한국형 스마트온실의 수출 가능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온실의 가격과 카자흐스탄의 계절별 농산물 가격 현황을 알아보면, 이러 가능성의 정도를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2020년 1월 기준으로 수도인 누르술탄에서 오이와 토마토는 각각 1kg에 1,001텡게와 800텡게였다. 반면 8월 기준으로는 각각 341텡게와 359텡게였다.

동절기에 과채류의 가격이 매우 비싼 것을 알 수 있다. 매년 반복되는 이런 현상은 첫째, 과채류의 수입에 따른 외화 유출, 둘째, 주민들의 생활 불안정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중앙정부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동절기 채소가 안정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농산물 증산뿐인데, 이는 곧 시설농 면적의 확대를 의미한다. 이 하나만으로도 카자흐스탄에서의 온실 수요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둘째는 가격이다. 스마트온실은 네덜란드의 시설이 매우 뛰어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금액이다. 품질이 좋은 만큼 가격도 엄청나다. 비싼 가격은 투자금 회수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한 예를 들어보겠다. “World Green Company”가 카자흐스탄 알마티 주에 12헥타르 규모의 온실을 건설했다. 건설비용이 한국 돈으로 약 245억원이었다. 이 중 자기자본은 15%이고, 85%가 정부에서 받은 융자금이다. 한 해에 8천 톤의 오이와 토마토를 생산할 있다고 장담했다. 2021년 10월 첫 수확물을 시장에 출하했다. 170명 이상이 온실에서 근무 중이며, 평균 인건비는 한국 돈으로 약 41만 원 정도이다. 여기에 대출원금과 이자, 세금, 전기비, 연료비 등등 제반 지출을 계산해보면 원금 회수기간을 대충이나마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한국형 스마트온실은 괜찮은 생산성에 가격이 저렴하다. 원금 회수 기간이 짧다는 뜻이다. 이런 사실이 카자흐 농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바로 첫 번째가 온실 준공 이후의 애프터서비스이고, 두 번째가 비닐의 수명 연장이다. 카자흐스탄에서는 평균 2-3년에 한 번씩 비닐을 교체하는데, 바로 이 점이 가장 큰 불만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문제만 잘 해결한다면 카자흐스탄 내 한국형 스마트온실의 경쟁력이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국형 스마트온실의 준공식은 우리 농산업체들이 중앙아시아 시장으로 적극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계획된 정책의 결과물이다. 우리 업체들이 이런 기회를 잘 이용하기를 바란다. 또한 대한민국의 농산업체를 위해 공격적 정책을 펼쳐 준 대한민국 농식품부에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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