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에 연구기관서 학회장 선출, 어깨 무거워
"산업체·학생 찾아오는 학술단체 되게 중지 모을 것"

이강진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장이 제29대 신임 한국농업기계학회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10월28일 제주 소노벨 리조트서 개최된 정기총회서 전자 투표로 진행된 차기임원 선출을 통해 총 투표수 190표 중 기권 3표 제외, 이강진 부장 122표, 김성민 전북대학교 교수 65표로 이강진 부장이 신임 학회장으로 선출됐다. 이강진 차기 신임 학회장은 “농업기계 관련 학문 정체성 확보를 비롯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산학관연 협력체계를 보다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임기는 오는 2022년 1월부터 시작해 2년동한 학회장으로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본지는 이강진 차기 신임 학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농업기계학회의 현주소와 앞으로 학회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강진 신임 (사)한국농업기계학회장
이강진 신임 (사)한국농업기계학회장

진심으로 축하한다. 소감을 부탁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인적, 물적 이동의 제한을 받고 있는 시대에 우리 농업은 지속 가능성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농촌 인구의 감소 및 고령화는 물론, 해외 노동력의 유입이 어려워져 농업 노동력의 수급에 많은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일 거다. 이에 따라 농작업의 편이성과 효율성을 높이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농업기계의 중요성과 역할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물 들어올 때 배를 띄워야 하는 시점, 바로 한국농업기계학회의 현 시점이다. 

최근 40여 년간 대학교에서 학회장이 선출됐으나 이번에는 연구기관에서 선출됐다. 회원 여러분의 또 다른 기대에 어깨가 무거움을 느낀다. 새로운 길을 나설 때는 늘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며칠간은 두려움과 설렘에 잠을 설친다. 그러나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부족한 개인의 무거움을 떨치고 학회의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기 위해 많은 분들을 또 힘들게 할지도 모르겠다. 미리 많은 도움을 부탁드린다.

현재 학회의 현주소와 변화가 필요하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학술단체는 학술지에 투고되는 논문의 양과 질, 영향력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임원진의 노력으로 한국농업기계학회에서 발간하는 ‘바이오시스템공학’지의 표준화된 영향력 지수가 급상승하게 되고 SCOPUS에까지 등재된 점은 매우 감사한 일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SCI 학술지로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보다 많은 회원들이 연구 결과를 게재하고 공유하고 싶어 할 때 학회와 산업의 발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농업기계학회가 산업체에 얼마나 기여해 왔는가, 얼마나 함께 해 왔는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등과 함께 산업이 요구하는 학술단체로서 학회의 실질적인 역할에 대해서도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10월, 한국농업기계학회에서 제2회 로봇경진대회를 치렀는데 많은 분들이 이런 행사가 좀 더 빨랐으면 하는 아쉬움을 말한다. 학부생으로 구성된 출전 팀원들이 주어진 과제들을 해결하면서, 생각처럼 되지 않을 때에 분해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우리 농업기계의 미래를 보았다. 농업기계학회는 농업기계를 전공으로 선택한 학생들에게 농업의 현안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비전도 보여주어야 한다.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기존 대회의 계승과 발전을 통해 한국농업기계학회의 현 회원들과 미래 회원들이 농업․농촌의 현안 문제를 함께 고민하면서 해결해 나가는 장을 보다 많이 열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더 많은 소통의 장을 열어야 한다.

최근 정부는 탄소 중립을 강조하며 농업기계 산업 역시 탄소중립시대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이에 대한 학회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목표로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그린뉴딜’을 제안했으며, 이를 위해 탄소중립목표를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농업기계와 온실, 축사 등 농업시설의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이용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농업기계(그린 수소 생산 적용 연구, 농업 기계의 전동화 및 무인화 등)의 개발이 필요하다. 학회의 다양한 전문가들과 산업체의 역량을 결집해, 지속 가능한 농업기계 산업의 육성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학회장으로서 앞으로의 역할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 첨단 센서 등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응용되는 시대이다. 선배나 동료들이 예전에 학문을 수련할 때보다 시대의 변화 속도가 훨씬 빠르며, 경험만으로 현재 필요한 기술을 만들고 이끌어 가기에는 너무나 힘든 시대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우리가 살아온 시대보다 훨씬 빠른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과의 협력으로 현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산업체, 대학교와 연구소의 다양성을 아우를 수 있는 단체로서 학회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대한민국의 농업기계를 대표하는 학술단체로서 산업이 필요한 기술의 개발과 공유, 또 산업이 공감하고 요구하는 바람직한 인재의 양성과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 우리 농업의 중심이 돼 농업기계산업이 선순환적인 구조로 자리매김하는데 새로운 임원진과 함께 기여하겠다. 산업체와 학생들이 찾아오는 학술단체가 되도록 함께 중지를 모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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