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학교 생물산업기계공학과 교수 스마트팜 연구센터 센터장 
김현태 스마트팜 연구센터 센터장 

원래부터라고 하면 뭔가 변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농업공학을 공부하면서 글쓰기보다는 문제 푸는 것을 더 쉽게 느낀 지도 30년이 지났다. 그런 가운데 한국농기계신문사에서 소중한 칼럼의 공간을 마련해 주어 스마트팜에 대한 평소 생각을 적어 왔다. 그런데 점점 글쓰기가 부담으로 다가오며 칼럼에 대해 고민하다가 큰딸에게 이런 얘기를 하니, 본인이 생각하는 ‘스마트팜’을 한번 적어보라 한다. 도시의 평범한 20대들은 스마트팜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기도 하여 그러자고 했다. 그렇게 시작한 글이 아래와 같다.

한 학문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정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스마트팜과는 거리가 먼 전공을 가진 내가 ‘스마트팜’에 대해서 글을 적는다는 것이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세 가지 측면에서 적어보고자 한다.

우선 ‘스마트팜’이라고 들었을 때 농업이 떠올랐다. 지금까지 배운 것 중 농업과 관련하여 신석기 혁명이나 조선의 자주적 농법 등이 떠오른다. 이 중에서 나는 세종대왕이 자주적 농법을 중시하여 ‘농사직설’과 같은 농법서를 편찬한 이유에까지 생각이 미쳤다. 평소에는 ‘농업’을 의식하지 않지만 사람들의 생활에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농법서를 편찬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첫 번째로 스마트팜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존재’일 것이다.

다음으로 스마트팜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업 중에 스마트시티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다. 스마트시티는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에 존재하지 않던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같은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도시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중교통의 도착예정시각, 혼잡도 등을 미리 표시해주는 것 등이 있다. 그러므로 두 번째로 스마트팜은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같은 방법을 농업에 적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농업과 인공지능을 합쳐 ‘스마트팜’은 농업 분야에서의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전공한 분야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은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지배적인 관점의 변화로 볼 수 있다. 이를 그대로 ‘스마트팜’에 적용하면 과거보다 농업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기에 이러한 문제를 자동화,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사용하여 해결하는 것을 ‘스마트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세 번째로 스마트팜이란 ‘기존과 다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처럼 스마트팜이라는 말이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구나 하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일반인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게 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스마트팜은 이제 농업·농촌에서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전혀 낯설지 않은 용어인 것 같아 이 분야를 공부하는 한 사람으로써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다시 한 번 많은 사람에게 의미를 줄 수 있는 스마트팜 기술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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