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의 돌풍이 농업 안마당까지 휘몰아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우려되는 바 크다. 

요소수는 디젤차량의 배출가스 저감장치인 SCR(질소산화물저감장치)에 사용하는 촉매제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자동차 배출가스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경유차에 기본적으로 장착하는 이 SCR시스템에 의해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는 질소화합물(NOx)을 환경에 무해한 질소(H2)와 물(H2O)로 환원하는 것이다. 

문제는 SCR 장착 경유차량은 요소수가 주입되지 않을 경우 작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동차처럼 배출가스 규제를 받고 있는 트랙터와 콤바인 역시 예외는 아니다. 요소수 없이는 본디 기능을 할 수 없는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농가가 보유하고 있는 SCR 장착 트랙터는 1만7,000대, 콤바인은 1만대 수준이다. 트랙터는 전체 보유대수 38만3,000대의 4.6%, 콤바인은 12.5%에 해당한다. 이들 농기계가 요소수 확보를 하지 못해 농작업이 불가능해질 경우 농업이 받는 타격은 가히 치명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요소비료·농기계 요소수 상황 점검에 나선 것도 이같은 사태의 심각성을 간파한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점검은 검검만으로 끝이 났다. 위기상황에 상응한 뾰족한 대응책이 제시되지 못했던 것이다. 최소한 동계작물 재배기간만이라도 요소수 조달과 공급방안 등을 제시했어야 했다. 

이같은 소극적 방법으로 문제가 해결되리란 기대는 할 수 없다. 요소수의 교역환경이 극도로 악화되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요소수 대란은 우리나라의 절대적 수입의존국인 중국에서 촉발됐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전체 요소 수입의 66%를 중국에서 수입했으며 요소수 제조용으로 사용되는 요소는 중국에서의 수입량이 전체의 88.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의 경우 90%를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중국이 호주로부터의 석탄수입을 금지하면서 재고가 바닥난 상태다. 요소의 주원료인 암모니아는 석탄에서 추출하는 데 석탄이 확보되지 않았으니 요소 생산이 원활할리 없다. 뿐만 아니라 석탄가격이 급격히 상승한데다 중국내 전력난까지 겹쳐 요소공장 가동률마저 뚝 떨어졌다. 이로 인해 요소 재고가 줄면서 중국정부는 자국시장 안정화를 위해 수출화물 표지 의무화를 실시함으로써 수출을 사실상 금지시킨 상태다. 국내 요소수대란의 시발점인 것이다. 

중앙정부는 이에 따라 공공부문과 외교채널을 활용하여 공급안정을 추진중이다. 지난 주에는 호주에서 약 27톤의 요소수를 공중수송했으며 이번 주에는 200톤의 요소수가 베트남에서 출하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한국기업들이 잠정계약을 통해 예약한 약 1만8,700톤의 요소수 출하를 승인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요소수가 확보되는 즉시 농식품부는 이 틈새를 치고 들어가 농업의 당면한 실정을 설파하고 농기계용 요소수가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하는데 총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요소수 대란이 물류·건설 등에서부터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경제적 충격을 받지 않는 분야는 없다. 그러나 그 중요성은 국민먹거리 해결을 뛰어넘지 못한다. 올해의 경우도 1년전에 비해 두 배이상 오른 농산물이 수두룩하여 밥상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따라서 요소수 부족으로 농작업이 차질을 빚을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농산물가격 폭등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강력히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농기계의 요소수 안정공급’은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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