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부자재값 급등에 금리인상까지 '구매부담 급증'
수년째 융자지원액은 '제자리'… "현실 반영 상향해야"

농촌 인건비 급증에 따른 농기계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농가의 농기계 구입부담 또한 원(부)자재값 급등,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높아져 적기영농에 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이는 세계적인 원자재·부자재값 상승, 고기능·대형화에 따른 가격상승,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캐피털금리 연쇄상승 등 농가의 농기계 구입부담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초기 농기계 구입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 줄 수 있는 정부의 융자지원액을 대폭 증액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최근 6년째 동결되고 있는 정부의 농기계구입 융자지원액에 대해 2010년대 우리나라 연평균 물가상승률인 1.4% 조차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트랙터 기종의 경우 현재 농가가 정부융자지원을 받을 수 있는 최대금액은 5,203만원에 그치고 있다. 이는 2014년까지의 최대한도 4,604만원이 2015년 01월01일자로 한차례 조정된 것으로 현재까지 변함이 없다. 콤바인 기종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융자지원 최대한도가 5,379만원이 적용되고 있으며, 이앙기는 1,661만원이 최대한도다. 이앙기는 2014년의 1,691만원에서 오히려 한도액을 낮춰 융자지원하고 있다.    

트랙터는 이미 전자유압, 파워셔틀, 무단변속 등 하이테크 기술이 보편화되고 국내산 모델이 140마력대까지 출시되고 있다. 이앙기는 직진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8조식 이앙기가 농가의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콤바인은 고성능의 작업 속도와 고능률을 갖춘 6조식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브랜드와 기능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트랙터는 100마력~140마력 급이 7,000만원에서 1억원을 호가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콤바인 6조는 1억5,000여 만원까지, 이앙기 8조는  4,500여 만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융자한도액 설정은 ‘트랙터 100마력이상은 100마력’, ‘이앙기 6조이상은 6조’, ‘콤바인 5조이상은 5조’, ‘조사료용 농업기계는 사료배합기로 적용’ 등으로 못 박고, 하위 규격의 융자한도액이 상위 규격의 그것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현행 융자지원액은 당초 정부가 제시한 농가의 농기계 구입 시 구입가격의 80%까지 융자지원 해 초기 구매 부담을 줄여 주겠다는 정책목표에도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농기계 제조·유통사는 수년전부터 농가의 자부담 부문을 대체할 수 있는 캐피털 자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속속 도입해 왔다. 캐피털금융 대출 금리는 연리 2.0%(고정금리)인 정부의 융자지원금리보다는 다소 높은 연리 3.5%~6.0% 수준으로 운용됐다. 그러나 최근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캐피털금리 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캐피탈대출 이자는 제조사와 판매대리점이 농가가 부담해야 할 대출이자의 50% 내외를 보조하는 방식으로 고통을 분담해 왔다”며 “다만 지속적인 금리인상 국면에서는 이 같은 출혈경쟁도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작은 재원으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정부의 융자지원 규모를 상향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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