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일 아그리코니카 대표, 농학박사
남상일 아그리코니카 대표, 농학박사

혁신의 시대에서 선점은 무엇보다 중요한 경쟁전략이다. 농업의 역사 또한 전 지구적으로 재배적지를 찾아서 시장을 선점하는 형태로 발전해 왔다.

하물며 글로벌 시대에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더 넓은 관점에서 밸류 체인 생태계를 고려하는 시대로 발전하고 있다. 본원적 경쟁 우위를 누릴 수 있는 환경과 비즈니스모델을 찾을 수 있다면 더 과감한 시도를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자동차(EV)로 전환하면 부품의 개수가 대략 40% 정도 줄어든다고 한다. 파워트레인 부분이 대폭 간소화될 뿐 아니라 동적 특성과 제어 방법이 간소하게 개선 가능해지면서 제어 측면에서도 유리한 점이 발생한다. 그리고 전기차는 당장 그 위치에서 배기가스를 배출하지도 않는다. 광의의 농기계는 기구적으로 복잡한 형태를 갖고 있는 것이 많다. 특히 소형 엔진을 구동원으로 사용하는 농기계의 경우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이용하면 전혀 새로운 형태의 농기계를 구상할 수 있으며 배기가스와 소음이 사라지는 아름다운 효과를 볼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기 구동 체계 분야는 시장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고 있으며 관련된 연구도 매우 활발하다. 유럽에서 이산화탄소에 대한 규제를 강력히 실시하고 뒤늦게 미국도 이런 트렌드에 동참하면서 자신들의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다양한 국가 전략을 추진해가고 있다. 막대한 자동차 시장을 갖고 있는 중국은 현실적으로 내연기관 차의 엔진과 파워트레인 부분에서 기술적으로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가 대기질 개선에 기여할 뿐 아니라 배터리와 전기차 분야가 시장 선점이 가능한 미래시장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국가의 역량을 집중 투입하며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에서 굴기를 노리고 있다. 시장불공정 이슈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디지털을 지향하는 글로벌 시대는 후진국 또는 개발도상국들이 선진국들의 산업 발전 역사를 압축해서 받아들이는 일이 가능한 시대이다. 물론 이러한 시대의 능력을 만드는 주체는 후진국이 아니고 선진국들이다. 왜냐하면 선진국 경제는 그들의 경제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글로벌 분업체계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 체제에서 창의력만큼은 단기적인 이전이 불가능한 경쟁의 핵심요소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농기계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전기 구동 농기계를 개발한다면 선진국뿐 아니라 후진국 시장에서도 선점적이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누릴 수 있으며 브랜드 가치도 높일 수 있다. 우리는 삶의 질과 가치를 추구하는 ESG 시대의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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