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환 전남대학교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교수/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 센터장
이경환 전남대학교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교수/농업생산무인자동화연구센터 센터장

세계 각국은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2℃ 이하로 억제하기로 합의하고, 5년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2050년까지 국가 탄소 배출량을 2017년 대비 75% 감축한 178.9백만톤으로 감축하겠다고 하였다. 농축산분야는 2017년대비 9.1% 감축한 18.5백만톤 이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농업은 대표적인 화석연료 의존산업으로 농기계, 시설난방 에너지가 농업 경영비의 20% 수준을 차지하는 고투입 구조이다. 농기계는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의 주요 배출원 중에 하나이며, 질소산화물(NOx)을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다. 따라서 농업 경영비의 개선 및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서는 기존 내연기관의 농기계를 전기·수소 기반의 친환경 농기계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세계 농기계 시장은 글로벌 인구증가로 인한 농산물 공급확대와 맞물려 연평균 4%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의 시장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농기계 기술개발 동향은 기존 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율주행,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농업 구현 기술과 전기·수소기반의 친환경 농기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농기계 분야에서 전기모터는 주로 소형 운반차량의 주행 동력원으로서 사용되어 왔으며, 농작업기의 구동 동력원으로서의 사용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전기 농기계의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농작업기를 구동할 수 있는 모터 및 배터리 기술과 플랫폼 설계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단기 산업화가 가능하며 낮은 토크를 요구하는 소형 농기계에 대해서는 기존 내연기관을 전기모터로 대체하여 동일한 성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과 현장 보급을 확대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반면에 어태치먼트 교체를 통해 다양한 농작업에 활용하고, 디지털농업 구현을 위한 모빌리티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기구동형 공용 플랫폼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먼지, 수분 등 열악한 작업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모터 패키징과 배터리 팩 기술, 노지 작업 현장에서도 손쉽고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충전시스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중대형 농기계의 고출력 확보를 위해서는 수소 연료의 사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아직 관련 핵심기술의 확보가 미비하며, 인프라 또한 충분히 갖추어져 있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수소 농기계 개발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열악한 작업환경에 적합한 수소 모빌리티 플랫폼과 연료전지 보조기술(BOP) 등 핵심 기술은 기존 자동차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농업용 특화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수소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은 산업부의 관련 사업과 연계하여 농촌에도 구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 기술이 지구환경 보호를 위한 선택형 문제에서 지구 생명체의 공동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로 전화되었다. 이에 따라 전기·수소 기반의 농기계 개발은 정부가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의무 과제이다. 농기계업계에서는 이러한 시대적 필연성을 인지하고 농기계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인식했으면 한다. 정부는 농기계업계의 신에너지 산업으로의 전환에 따른 어려움을 이해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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