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농기계 팔아요" 포토샵으로 사진 합성
피해 농민 87명 · 피해액만 2억3000여 만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중고 농기계 거래가 급증하면서 중고거래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9일 경기 분당경찰서는 인터넷 중고장터를 활용해 억대 사기를 친 혐의로 A씨 등 20대 3명을 붙잡아 A씨는 구속하고 나머지 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사기 범행의 내용을 보면 A씨 등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비대면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동력운반차 △경운기 △건조기 등의 중고 농기계를 판다는 매물을 올려놓은 뒤 연락해온 피해자들에게 돈만 받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온라인 게시물을 보고 연락해 온 87명으로부터 약 2억3,000만원을 가로챈 협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같은 전화번호와 아이디로 범행을 지속할 경우 자신들이 쉽게 노출될 것을 감안해 10개의 유심칩을 번갈아 가며 사용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아울러 인터넷서 농기계 사진들을 쉽게 확보한 뒤 중고장터에 업로드하기 위해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 ‘포토샵’을 활용해 마치 본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중고 농기계인 것처럼 사진을 꾸민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귀농이나 귀촌을 준비하거나 중·장년층 농가를 대상으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개인 간 비대면 중고물품 거래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금액이 큰 경우 실물을 확인하고 대면 거대를 하는 것이 좋다”며 “대면 거래가 어려우면 ‘경찰청 사이버안전지킴이’ 코너의 ‘사이버 사기 전화번호·계좌조회’ 등을 통해 유사 피해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전문가는 “비대면 중고거래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가 제공되고 기술이 도입되고 있지만 사기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며 “중고거래 전반에 사기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고, 제도와 플랫폼 모두 예방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고거래 건수가 증가하며 사기도 늘고 있지만 검거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액사기 같은 경우는 신고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18년과 2019년 경찰청에 접수된 개인 간 거래 사기 신고건수는 각각 약 7만4,000건, 9만 건이다.

하지만 사기 방지 빅데이터 플랫폼 ‘더치트’에 접수된 건수만 연간 20여만 건을 넘어선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수가 신고를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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