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 스마트팜 연구센터장
김현태 스마트팜 연구센터장

세 번째 ‘스마트팜과 우리’라는 칼럼을 적는다. 이번에는 꽤 오랜 시간을 할애하여 대학교수로서 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부분, 또 전공에 대한 가치관의 확립 등에 대해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우리 학과는 생물산업기계공학과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농업생명과학대학에서 공학 영역의 학문을 쌓아 온 지 20년이 지났다. 1970년대에 농업기계공학과로 태동하여 농산업이 사회적으로 확대되는 시점, 식량의 자급자족은 물론,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던 시대에는 사회경제적으로 중요한 학문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은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학과 명칭에 농업(農業) 대신 생물산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해마다 생물산업기계공학 분야를 졸업하는 학생 수는 약 200명 정도로 추산되지만 관련 분야에 취업하는 학생은 그렇게 많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생물산업기계공학과 스마트팜은 어떤 관계인지 한번 고민해 보려 한다. 

예전에는 대학에서의 전공이 각 개인의 평생직장을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취업 자격요건으로도 전공학과는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생물산업기계공학을 전공하고도 많은 학생들이 타 분야로 취업하는 매우 가슴 아픈 현실에 놓여있다. 그러면 스마트팜이라는 학문의 영역은 어떠한가? 스마트팜이라는 사회적 인프라는 얼마나 형성이 되어 있는가? 과연 스마트팜을 전공하면 생물산업기계공학을 전공했을 때보다 관련 산업 분야에 더 많은 취업을 하고, 생물산업기계공학이라는 전공보다 많은 수요가 존재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한다. 그러나 스마트팜을 중심에서 연구하는 나도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다.

대학에서 ‘스마트팜’이라는 학과명을 사용하는 것은 신입생의 유치나 학문의 유지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 또한 이를 전공한 고급인력이 사회에서 적절한 역할을 하면서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인프라를 확보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가까운 미래에 학생들의 취업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스마트팜에 대한 공학적인 이해도를 높일 필요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의 미래 가치관 정립을 위해 스마트팜과 인류의 식량문제 등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새로운 교과목의 개설 및 발굴이 매우 중요하다. 단순하게 학과의 명칭 사용, 농업시설공학, 환경제어 등 한 두 과목의 전공 개설을 통한 스마트팜 교육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본인은 대학내에서 신입생을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을 맡고 있다. 그래서 우리과를 지원하는 학생들과 면접에서 대면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많은 학생들이 스마트팜 관련 공부를 하고자 생물산업기계공학과를 지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한 꿈을 가지고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스마트팜 관련 대학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생물산업기계공학(농업기계공학)과 스마트팜이 미래의 한국농업, 나아가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학문영역으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적극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고 다짐해 본다.

 

저작권자 © 한국농기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