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온라인 홍보플랫폼’ 구축 수출지원에 총력
“무한경쟁 시대에 스마트농업 혁신성장 동력될 것”

김신길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김신길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김신길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에서도 농기계산업은 자체 역량과 기술노하우를 근간으로 내수와 수출에서 모두 선방하고 있다”며 “하지만 다가올 미래농업시장의 화두인 스마트농업분야는 무한한 가능성의 무대이자 글로벌 제조사·투자사와의 경쟁, 기술과 자본을 갖춘 젊은 스타트업의 진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 다양한 위기가 상존할 것”이라며 “조합원사가 이 같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조합은 보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자세로 실행 가능한 전략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본지 창간 22주년을 기념해 김신길 이사장은 지난 13일 본지 이성열 발행인과 업계 전반의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성열 발행인 (이하 발행인) :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인 백신접종을 계기로 극복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코로나사태 이후 새롭게 전개될 경제·사회 현상은 농기계산업에도 많은 변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신길 이사장 (이하 이사장)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이 지금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표현일 것 같습니다. 불과 지난달만 하더라도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기대감으로 세계 경제 회복세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한국경제도 올해 1분기 1.7% 성장률을 기록하며 코로나 이전 경제수준을 회복했다는 분석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경제회복의 불확실성이 커져 우리 산업이 정상적인 성장궤도로 진입하는 속도가 더뎌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큽니다. 

지금까지의 추세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농기계산업의 패러다임이 비대면, 디지털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우선, 제품 생산에서부터 판매,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비대면 경쟁이 치열해질 것입니다. 현재 대기업은 이러한 변화의 추세에 관심을 갖고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지만, 중소기업은 거의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습니다. 코로나의 장기화로 사업이 어려운 상황인데다 변화에 대응할 여력과 경쟁력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우리 조합은 비대면 홍보 마케팅, 온라인 수출 지원 같은 다양한 지원전략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비대면 홍보시스템인 ‘온라인 홍보플랫폼’을 구축해 국내외 바이어와 소비자들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기업과 제품에 대한 정보를 디지털 영상과 브로슈어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농기계 디지털화에 대응해서는 정부의 스마트농업 육성정책에 발맞춰 업계의 기술경쟁력 향상을 위해 정책적·제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조합이 구심점이 되어 산업계, 학계, 외부 전문가 등과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정부 지원사업이 온실을 포함한 축산·농기계 분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정책 대안을 발굴·제안하고 있습니다. 

발행인 :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롭게 재편될 경제·사회 환경은 농기계산업에 위기이자 곧 기회가 될 전망입니다. 농기계산업이 맞이할 새로운 성장요인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아울러 위기요인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할 대안이 궁금합니다. 

이사장 :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미래 학자로 평가받고 있는 제이슨 생커    (Jason Schenker)는 ‘코로나 이후의 세계’라는 저서에서 “앞으로는 농업분야에 더 많은 관심이 쏟아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식량 공급에 대한 우려로 인류 생존에 필수산업인 농업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농업 연관산업으로써 식량 생산에 필수적인 농업기계 산업에 분명 기회로 작용할 것입니다. 

특히, 스마트팜(Smart Farm)이 농업기계 분야의 핵심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세계 각국이 식량안보에 위기감을 느끼면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 농업 스마트화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정부도 스마트팜 관련 정책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모빌리티의 혁명이라면, IoT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팜은 우리 산업의 혁신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아갈 것입니다.  
우리 산업의 위기요소로는 큰 틀에서 보면 산업간 경계가 흐려져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구글·MS·몬산토·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대기업과 투자사까지 스마트농업에 투자하고 있고, 기술력으로 무장한 젊은 국내 스타트업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영원한 1등은 없다’는 말처럼 시장이 급속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철강재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으로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조합은 농협경제지주와 조달청에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업계의 피해를 호소하고, 납품가격 인상을 지속 건의하고 있습니다. 

발행인 : 다수의 경제학자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세계화’와 ‘혁신’을 화두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농기계업계 또한 이 같은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봅니다. 기업의 체질을 어떻게 재편하는 것이 관건일까요? 

이사장 :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영업활동 제한 및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농업기계 산업은 내수와 수출 모두 선방했습니다. 이는 우리 기업들이 자체 역량과 노하우를 발휘해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농업기계 수출은 2020년 10억불을 돌파하는 나름의 성과를 냈습니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지금처럼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잘 준비한다면 충분히 대응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시장의 수요와 기술변화를 잘 읽고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도전하고 혁신해 나간다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시장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소비자들도 언택트 환경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전통적 대면채널인 영업분야에서는 판매 전용 포털 개발, SNS를 활용한 영업활동 등 언택트 마케팅을 한층 강화해 비대면화된 환경에서도 소비자가 보다 효과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접하고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물리적 세계화’보다는 물리적인 이동 없이 국경을 넘나드는 ‘언택트 방식의 세계화’가 빨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농업기계는 수출시 해외 현지에서 성능을 검증하는 실증과정이 필수적이므로, 수출기업의 경우 제품에 따른 최적화된 수출전략을 강구하여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발행인 :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되고 있는 철강재 등 원자재가격의 가파른 상승과 함께 올 상반기 시군 지자체의 농기계보조지원사업마저 크게 위축되는 등 업계는 고충이 극심합니다. 하반기 농기계시장 전망 또한 여전히 불투명한데요, 조합원사 대표께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사장 : 먼저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준 조합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 교수는 “오직 위기 때만이 진정한 변화를 만든다”고 했습니다. 우리 앞에 어떤 시련과 고난이 있다 할지라도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리더가 되시기 바랍니다. 

우리 조합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농업기계 산업이 선도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도록 실행 가능한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추진하겠습니다. 기존의 정책과 제도를 재점검하고, 보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자세로 우리 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겠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시고 성원해주시길 바랍니다.

정리 : 김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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