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ICT어드바이저/전 국제종합기계(주)대표
남영준 ICT어드바이저/전 국제종합기계(주)대표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등 음식 배달 앱의 속도 전쟁이 무섭다. 쿠팡이츠가 한 개만 배달하는 단건 배달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배달의 민족은 ‘배민 1’을 6월부터 서울에서 시작했다. 이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30분 이내 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은 배달하는 라이더의 수입을 고려해서 몇 건씩 묶어서 배달한다. 그래서 배달 시간이 45~60분이 걸려 음식이 식어서 온다. 미국에서 배달 앱의 후발주자인 도어대시(DoorDash)가 단건 배달로 배달 앱 시장의 1위로 올라서자, 쿠팡이츠가 재빨리 이 제도를 도입하였다. 서울 강남에서는 쿠팡이츠가 배달의 민족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고 한다. 배달 목표를 30분으로 하는 건 소비자가 이 안에 들어오면 빠르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미국의 도어대시는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나 수익성은 나쁘다. 단건 배달을 하면 비용 때문에 적자가 되는데 왜 그럴까?

한국 사람만큼 배달 음식을 좋아하는 국민이 없다. 글로벌 고객 데이터 분석업체인 던험비가 세계 20개국 8,000명을 조사한 결과, 한국 소비자의 60%가 배달 음식을 이용해 조사 대상 20개국 중 1위이다. 현재 우리나라 배달 앱 사용자가 1,600만 명에 이른다. 음식 배달은 코로나로 집콕족과 재택근무가 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서비스 거래액이 17조를 넘어섰다. 젊은 층과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 배달 앱의 주 사용자이지만, 점점 연령층이 올라가고 있다. 배달하는 음식도 치킨, 피자, 중식에서 한식, 음료, 빙수까지 확대되고 있다. 유명 맛집도 코로나로 배달에 적극적이다. 시장이 계속 커가고 있어 누가 장악하느냐가 관건이다.

아직은 배민이 절대 강자이다. 배민은 2010년 처음 출시 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적자를 보다가 2016년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2020년 3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사에 매각했다. 설립자인 김봉진 회장의 재산이 1조를 넘어섰다.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 앱 2위인 요기요를 소유하고 있어 합병 조건으로 이를 매각 중이다. 쿠팡이츠가 3위지만 단건 배달로 점유율을 계속 올리고 있다. 위기를 느낀 배민이 단건 배달로 맞붙으면서 배달 시간을 더 줄이려 하고 있다. 쿠팡이츠도 반격을 가한다.

쿠팡이츠는 배달비 무료라는 이벤트를 꺼내 들었다. 6월 한 달 동안 매일 쿠팡이츠를 방문해서 무료배달 쿠폰을 받는 방법이다. 배달 앱은 커가는 시장에서 선두를 장악해 아마존처럼 승자가 되려고 한다. 적자를 보면서 계속 공격적으로 하려면 자금이 필요하다. 쿠팡은 올해 뉴욕 증권시장에 상장해 자금을 확보했다. 배민의 대주주인 딜리버리히어로는 글로벌 회사로 계속하여 펀드 투자를 받고 있다. 요기요 인수전에 신세계(SSG)가 뛰어들었는데, 향후 전개될 배달 앱 시장의 쟁탈전이 볼만하다.

배달하는 라이더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단건 배달은 라이더의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 배달 앱에서 배달비를 올려주지 않으면 라이더는 떠난다. 단건 배달이 확대될수록 라이더의 부족은 심화될 것이다. 배민은 5월 초 라이더 400명에게 자사 주식을 주면서 붙들고 있다. 주식 증여 기준에 못 미친 라이더에게는 격려금을 주었다. 쿠팡이츠도 일정 기준에 따라 배달비를 올려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라이더의 월수입이 700만원을 넘는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전체 평균은 300~400만원 대로 조사되고 있다. 배달비 증가는 음식점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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