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ICT어드바이저/전 국제종합기계(주)대표
남영준 ICT어드바이저/전 국제종합기계(주)대표

가상화폐로 수억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다가, 최근 중국의 조치로 가격이 급락하면서 패닉에 빠지는 경우를 본다. 가상화폐 또는 암호화폐를 투기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투자라고 생각하는 세대가 있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4대 가상화폐 거래소(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 신규 가입자의 63%가 2030세대이다. 2030세대 158만 명이 2,800억 원을 신규 위탁했다. 농촌의 나이 든 세대들은 가상화폐라는 말이 생소하고, 관심도 없어 남의 일 같이 여겨진다. 그러나 젊은 세대 10명 중 3~4명이 가상화폐를 하는 것으로 추정되어 바로 자녀들의 이야기이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화폐이다. 정부 당국이 발행하는 법정화폐가 아니다. 가상화폐를 블록체인에 중점을 두고 보면 투자이고, 화폐만 바라보면 투기적 성향이 강하다. 블록체인은 왜 투자로 보는가?

블록체인은 데이터 분산저장기술이다. 블록체인은 정부나 은행, 중앙관리자 없이 모두가 데이터를 보관하고 관리해서 보증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위, 변조를 못 한다. 여기에 해시함수라는 한 반향으로만 처리되는 핵심 기술이 있다. 해시함수로 표시된 자료를 보고 거꾸로 원본을 찾아가 조작하기 어렵다. 블록체인 기술은 국토부에서 부동산 거래 블록체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온라인 투표 블록체인, 해수부의 컨테이너 블록체인 사업 등이 추진될 정도로 성장 분야이다. 민간 영역에서는 더 활발하다. 세계 최대의 해운 그룹 머스크는 IBM과 함께 블록체인 물류 플랫폼 트레이드렌즈(TradeLens)를 출범했다. 그런데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폐는 왜 투기 성격이 강할까?

가상화폐(암호화폐)는 정부의 법정화폐가 아니다. 정부의 통제를 벗어난 화폐이다. 이것이 핵심이다.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 통제 없이 자금이 자유로이 움직이는 시스템을 그냥 둘리 없다. 중국은 그동안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계속해 왔지만, 더욱 바짝 조이고 있다.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 중 전기료가 저렴한 신장위구르자치구가 36%, 네이멍구자치구가 8%를 차지하고 있는데, 네이멍구자치구는 채굴을 금지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 소식에 가상화폐가 급락했다. 미국 등 각국 정부도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초 테슬라의 머스크가 가상화폐로 전기차를 구매하겠다고 하자 가격이 급등했었다. 가상화폐는 이런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가상화폐를 주식투자같이 보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주식투자와는 다르다. 주식투자는 등락 폭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가상화폐는 제한폭이 없다. 주식투자는 거래시간이 정해져 있으나 가상화폐는 24시간 거래한다. 전 세계에서 하므로 잠자는 순간에도 급등, 급락이 이루어진다. 가상화폐의 대표인 비트코인이 테슬라의 결재 중단 선언에 하루 15% 급락했다. 중국의 규제 소식이 전해진 당일에는 30%나 폭락했다. 당국의 조치나 유력자의 말 한마디에 출렁인다.

가상화폐를 구체적으로 보자. 가상화폐는 전 세계적으로 8,000개가 넘는다. 처음 만들어진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시가 총액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가 40%이다. 비트코인 이외 나머지 가상화폐를 통칭해서 알트코인이라고 부른다.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가 총액 2위를 차지하는 게 이더리움이다. 알트코인 중에서 도지코인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극찬한 가상화폐이다. 영끌해서 집 사려고 했던 젊은 세대들이 가상화폐에 뛰어들었지만 어려움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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