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ICT어드바이저 / 전 국제종합기계(주)대표
남영준 ICT어드바이저 / 전 국제종합기계(주)대표

전기자동차사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일부 팔아 1,0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었다. 8년 전 부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에 투자했던 배우가 대박을 터뜨렸다고 한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암호화폐이다. 암호화폐라는 말은 정부가 보증하지 않는 화폐를 말한다. 각국의 화폐는 그 나라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보증한다. 

중앙은행이 보증하지 않는데 화폐로써 가능할까? 여기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있다. 블록체인은 누구나 볼 수 있는 디지털 장부에 거래 내용을 적고, 분산 공유해서 조작을 못하게 만든다. 갑이 을에게 돈을 송금할 때, 은행을 통해서 하면 은행이 송금을 보증한다. 만약 뛰어난 해커가 은행 망에 침투해서 송금 내용을 바꾸면 무엇이 진실인지 모른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돈을 줄 때 서류를 만들고 복사해서 동네 모든 사람이 보관하는 방식이다. 

뛰어난 해커가 모든 사람의 컴퓨터를 다 바꾸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여기에 블록체인 핵심기술인 해시함수가 있다. 예로 어느 맛집에 비법 소스가 있다. 어떤 재료를 어느 정도 비율로 넣는지는 맛집 주인만 안다. 경쟁자가 이 비법을 훔치려고 소스를 가져와서 아무리 해도 100% 똑같이 만들 수는 없다. 이런 방식이 해시함수이다. 원본을 조작할 수는 없고, 원본과 대조하기는 쉽다.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쓴 사람이 2009년에 처음 발표한 최초의 암호화폐이다. 비트코인은 총 2,100만 개가 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고, 그때까지는 채굴이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늘여간다. 이론적으로는 2140년에 채굴이 끝난다. 비트코인은 수량이 한정되어 구매자가 많으면 가격이 뛴다. 그러나 암호화폐이므로 정부가 규제한다고 하면 폭락한다. 가격은 누구도 예측 못 한다. 

비트코인은 10분마다 사람들이 올린 새로운 거래 내용을 담은 디지털 장부, 즉 블록을 생성한다. 이를 유효한 블록으로 블록체인에 추가할지는 비트코인 참가자들이 투표로 결정한다. 그런데 모든 참가자가 동시에 투표하기가 어려워 선거인단을 뽑아서 간접 투표하는 방식이 지분증명이고, 사람을 정해서 하는 방식이 작업증명이다. 비트코인은 작업증명으로 한다. 

작업증명은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는 사람이 한다. 채굴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해시값을 찾는 난이도를 늘여 한 블록당 성공시간을 10분 정도로 설계되어 있다. 찾는 방법은 일일이 숫자 하나씩 대조해서 찾는다. 먼저 찾은 해시값이 유효한지는 채굴 경쟁자들이 검증한다. 채굴은 컴퓨터를 많이 설치하고 계속 작업해서 먼저 찾으려 한다. 작업증명을 해주면 현재는 6.26비트코인을 받는다. 받는 비트코인은 대략 4년마다 반으로 줄어든다. 

농촌의 하우스 등지에 컴퓨터를 많이 설치해 놓고 작업을 하는 곳이 소위 채굴장이다. 왜 농촌에 설치할까. 전기료 때문이다. 농업용 전기료는 일반 전기료의 반 이하 가격이다. 수많은 컴퓨터가 쉬지 않고 돌아가려면 전기료 부담이 만만하지 않다. 채굴 작업은 많은 컴퓨터가 쉬지 않고 작업해야 성공 가능성이 있다. 한번 비트코인을 채굴하면 대박이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이 작업하기 때문에 확률상 많이, 오래 할수록 유리하다. 

정부는 지난 5일 2022년부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세금을 매기면서 전기료는 비용으로 인정해 준다고 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어떤 특정한 장소에 컴퓨터를 갖다 놓고 채굴을 했고, 거기서 전기료가 얼마나 나왔는지 입증하면 된다”고 한다. 농촌 전기료는 묘한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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