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ICT어드바이저 / 전 국제종합기계(주)대표
남영준 ICT어드바이저 / 전 국제종합기계(주)대표

쿠팡이 뉴욕증시에 상장한다. 신주 1억주, 구주 2,000만주 해서 1억2,000만 주를 주당 약 30달러로 4조원을 발행한다. 쿠팡의 기업가치가 55조 원을 훌쩍 넘는다. 10년 전 전자상거래인 소셜커머스를 한국계 미국인인 김범석씨가 30억원으로 만든 회사가 2,000배로 증가했다.

그동안 엄청난 쿠팡의 적자를 메꾸어준 손정의 회장의 비전펀드 등이 대주주이고, 김범석 의장은 10% 지분만 갖고 있다. 그러나 76%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주식으로 실제 경영은 김의장이 한다.

쿠팡이 이렇게 성공할 수 있는 배경은 로켓배송이라는 익일 배송이 수요자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해본 사람은 쿠팡으로 물건을 산다고 한다. 정말 편하다.

쿠팡은 배송이나 물류에만 혁명을 일으킨 게 아니다. 여기에 공급하는 모든 농산물, 공산물에 영향을 미친다. 쿠팡에서 시작하는 유통혁명이 농업에도 변화를 일으킨다.
비닐하우스 수박 농사를 하는 농부가 있다. 부부가 10개 동에다 수박을 키우는데, 일 년에 3번 수확한다. 파는 문제는 신경 안 쓴다. 키우면 대형 마트 담당자가 와서 통째로 계약한다. 그전에는 두 번 키워, 농촌 산지 상인에게 팔아서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마켓컬리가 일으킨 신선식품 새벽 배송은 쿠팡이 로켓프레시, 이마트가 쓱배송 등 이름이 다르지만 다 도입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더 나가 수확해서 하루 만에 갖다 주겠다는 식품 수를 계속 늘이고 있다.

대량으로 쌓아놓고 파는 시절이 아니라 수확해서 바로 갖다 주는 체제로 가겠다는 거다. 물론 쌀 같은 곡류나 콩, 가을 고추 등은 수확 즉시 배송이 필요하지 않다. 우유, 달걀, 오이, 채소, 과일 등 신선함을 강조하는 식품이 그 대상이다. 신선한 만큼 가격은 아직 조금 비싸다. 그러나 건강과 신선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농산물이 예전에는 공급자 중심의 구조였다. 철에 따라 심고, 수확했다. 소비자들은 시기에 맞추어 먹었다. 그러나 비닐하우스가 등장하면서 시간이 조금씩 무너져 내렸다. 철 이른 과일이 나오고, 사철 푸른 채소가 공급되었다.

이제는 소비자 위주로 유통이 만들어지고 있다. 밭에서 대량 재배하는 방식이 아니라 조금씩 필요에 따라 재배한다. 스마트팜이 도입되고, 수경 재배가 확대되면서 밭이 아니어도 재배를 한다.

정부도 스마트팜 조성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동안 농사일을 편리하게 하는데, 중점을 두었던 1세대 스마트팜에서 센서와 자동제어를 통한 2세대 스마트팜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농촌진흥청은 분석한다. 더 나아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농업의 빅데이터 이용, 날씨와 병충해 예측을 기반으로 하는 3세대 인공지능형 스마트팜을 지향한다.

농민은 농사를 편하게 하고, 품질이 좋은 농산물을 많이 수확하는 것에만 관심이 아니라 더 좋은 가격을 받기를 원한다. 더 높은 가격은 품질도 중요하지만, 어느 시기에 공급하느냐가 중요하다.

쿠팡과 마켓컬리가 일으키는 필요한 때 생산해서 바로 공급하는 신선식품 유통혁명이 영향을 미친다. 그 시기는 철에 맞추어 공급하는 게 아니라 대형 유통업체가 원하는 적기에 공급한다. 농사 시기도 유통기업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전한다.

농기계도 대량 생산에 적합한 기계보다 이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한 농기계다. 미국의 인공지능 과일 수확기인 버고(Virgo)는 실시간으로 숙성 수준을 파악해 익은 과일만 손으로 따듯이 수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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