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반표준연구실장
박주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반표준연구실장

“다음 정류소는 ooo입니다”라는 안내 방송과 동시에 시내버스 하차를 위한 교통카드를 두 손에 미리 챙기는 필자의 모습은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시내버스 하차태그 제도란 환승 시 교통카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승객의 통행 패턴과 같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효율적인 노선 조정 등 대중교통 정책 결정으로 시민들에게 교통 편의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을 몰랐던 시절, 필자는 개인 정보가 노출된다는 우려 하나만으로도 하차태그를 열심히 반대하곤 했었다.

최근 정부 주도로 스마트팜 분야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노력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데이터를 수집하는 현장 관계자들은 데이터 수집 대상과 수집 방법 등이 명확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있다. 데이터 수집이 어려운 이유는 다수 있겠지만 필자는 데이터 수집에 대한 목적과 이유, 그리고 수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여 동기부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본다.

데이터 수집에 대한 동기부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활용의 목적과 성공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필자가 하차태그를 반대할 당시 누군가가 하차태그를 통해 수집하는 데이터를 통해 효율적인 버스 노선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려주었다면 하차태그 의무제와는 상관없이 성실한 하차태그 전도사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데이터 수집의 목적과 활용 성공 사례를 미리 제시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필자는 우리나라 국민 모두로 이루어진 집단 지성을 이용해 스마트팜 데이터를 활용한 성공모델을 도출한다면 그리 어렵지만은 않으리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버스 혼잡도 예측을 통한 버스 노선 신설, 방송 프로그램 분석을 통한 골목 시장 활성화, 신용카드 사용 연령대와 지역 내역 분석을 통해 제공하는 상권 분석 서비스는 필자의 주장을 증명하는 좋은 사례이다.

필자는 스마트팜 데이터의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다음의 방법들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올해부터 시작하는 스마트팜 다부처 사업은 물론 공공 성격으로 발생하는 데이터를 정제하고 축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둘째, 수집된 데이터들은 전문가는 물론 전문 지식이 없는 국민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야 한다. 셋째, 생산뿐만 아니라 유통·가공·소비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인들이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모델 제안을 독려해야 한다.

자 이제부터 스마트팜 데이터 바다를 마음껏 자맥질하여 보물을 찾아내는 것은 독자 여러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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