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ICT어드바이저 / 전 국제종합기계(주) 대표
남영준 ICT어드바이저 / 전 국제종합기계(주) 대표

국내 자동차 5사의 2020년 국내 생산량은 전년 대비 12% 감소한 694만대로 2011년 이후 9년 만에 700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부품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 부품업계의 고용인원이 1만9,000명 줄었다.

자동차 부품업계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타격을 받은 것 보다 장기적으로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더 걱정이다. 여기에는 전기차 확산이 핵심이다. 테슬라가 선도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 순수 전기차 판매는 240만대를 넘으며 전 자동차 판매의 3% 이상을 차지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은 매년 29% 증가하여 2030년에는 자동차 판매의 32%에 달한다고 딜로이트가 전망한다.

문제는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70% 정도 부품이 감소한다는 점이다. 조그만 전기 모터만 있으면 되어 자동차 엔진룸이 휑하니 빈다. 수소연료전지차도 마찬가지이다. 내연기관 대신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얻은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전기차와 비슷하다.

자동차 부품업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자동차를 둘러싸고 있는 전후방 연관 산업은 다 영향을 받는다. 자동차 부품 생산업계와 함께 하는 농기계 분야도 영향이 크다.

중국은 작년 10월 2035년부터 일반 내연기관을 퇴출하고 전기, 수소차를 50%, 하이브리드를 50%로 맞추겠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현대차는 중국 광저우시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한다.

이 배경에는 탄소중립이 있다. 탄소중립이란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실질적이란 탄소를 배출한 만큼 나무를 심어 상쇄시키든가, 아니면 아예 배출을 줄여야 한다. 유럽연합과 캐나다, 영국, 남아공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약속했고, 일부 국가는 법제화했다. 한국과 일본도 여기에 동참했다.

놀라운 일은 중국이 작년 유엔총회에서 2060년 이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4을 차지하는 국가이다. 유엔 선언 후 나온 발표가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매년 줄여 2035년에는 완전히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은 트럼프 시절 기후협약에서 탈퇴하고 다른 길을 걸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테슬라 전기차가 붐을 일으켰지만, 리비안(Rivian)사는 전기 픽업트럭을 선보이고 아마존으로부터 투자와 배송용 전기 승합차 10만대 주문을 받았다. 많은 스타트업 회사뿐만 아니라 IT 공룡기업인 애플과 구글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마트폰의 대명사 애플사는 현대자동차에 전기차 생산 의뢰를 제안했다. 애플의 이름으로 자동차를 판매하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애플 스마트폰 위탁생산업체인 대만의 폭스콘처럼 자동차 생산 하청기지가 될까 봐 고민이 많다.

일본의 소니, 중국의 바이두도 곧 자동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소니는 CES 2021 전시회에서 전기차 ‘비전 S’의 자율주행을 선보였다. IT 거대 기업들이 자율주행이라는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들어오고 있어, 기존 자동차 회사들과 협력과 경쟁이 이루어지리라 본다.

트랙터를 생산하는 농기계 업체는 미국에서는 이미 무인 트랙터(Driverless Tractor) 운행은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주행 트랙터 개발이 한창이다. 이 트랙터는 수확량을 증대하기 위해 토지 성분과 각종 농업 자료를 활용하여 스스로 작업한다.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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