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리코니카 대표/ 농학박사
아그리코니카 대표/ 농학박사

글로벌 경제는 ESG를 시대적 가치로 주목하고 있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로서 E(Environment, 환경), S(Social, 사회), G(Governance, 지배구조)의 시대적 가치를 말하는 표현이다. 기업들은 시대적 가치에 대한 세계적 공감대에 부응하여 이에 맞춰 신제품을 개발하고 기업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심지어 현대·기아차는 그린본드로써 ESG 채권을 발행하여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미래차 개발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농업은 전 지구적인 이산화탄소 순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지구의 가장 심각한 환경 재난은 지구온난화로부터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아무런 대책 없이 현재와 같은 삶을 이어간다면 얼마나 심각한 환경 재난이 발생할지 예측하기가 어려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많은 연구는 예측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농업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유는 전 지구적인 이산화탄소 순환에 농업이 깊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를 직간접적으로 가장 많이 배출하는 곳은 산업 분야로서 전체의 약 32%를 차지한다. 그 다음으로 건물 관련하여 약 18.4%, 교통 분야가 약 14.3%를 차지한다. 산림을 포함하여 농업 분야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약 24.9%를 차지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 의외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다는 것은 좀 의아할지 모르겠지만 농업 분야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것과 동시에 동식물이 성장하면서 다시 흡수하는 순환적 발생이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발생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일례로 농기계가 작물의 생육을 활발하게 만들어서 작물 전체의 바이오매스의 량을 증대시키면 그만큼 이산화탄소를 많이 고착화시킨 것이며, 그만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줄어들어 지구온난화의 완화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만들어진 바이오매스는 서서히 분해되며 대기 중으로 가스 성분을 발산시킬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작물 재배 과정에서 발생한 잔사물을 트랙터와 작업기를 이용하여 토양 중으로 많이 이동시켜 토양 내 유기물 함량을 증대시킨다면 전 지구적인 이산화탄소 고착량을 증대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다. 토양 내로 이동한 유기물은 서서히 분해되면서 상당량의 이온류를 흡착하고 서서히 방출하면서 작물의 생육을 도울 것이다. 한편 농기계 자체는 에너지 이용량이 매우 높은 기계이다. 따라서 농기계 자체도 에너지 이용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을 생각할 때이다.

농업의 이산화탄소 순환에서 필수 불가결한 역할을 하는 농기계는 ESG 시대에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관련된 이론적 토대를 만드는 학제적 연구가 필요하며, 이를 다시 새로운 고객가치로 연결하는 혁신적 농기계 개발의 계기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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