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리코니카 대표·농학박사
아그리코니카 대표·농학박사

21세기 중반기에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경제성장 지역으로 아프리카가 지목되고 있다. UN의 인구 통계 분석에 의하면 2040년경 세계에서 인구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게 진행될 지역이 아프리카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우리나라는 아프리카에 대한 진출과 지원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우리나라가 집중적으로 지원을 하는 국가는 에디오피아다. 다양한 지원 활동 중에서도 최근 눈에 띠는 것으로 코로나 19 방역 및 진단 장비에 대한 대규모 지원과 대형 농업개발사업이 있다.

에디오피아는 국토 면적이 1.100만 평방km(세계 28위)이며 인구는 1억800만명(세계 13위),  GDP 규모는 약 960억 US$이다. 1인당 GDP는 858 US$(2019년) 수준의 국가이다. 에디오피아는 우리나라와 6.25 참전국으로써 역사적 관계를 맺게 되었으며 우리나라 국민에게는 고마운 나라로 여겨지고 있다. 에디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는 아프리카연합의 본부가 자리잡고 있을 만큼 지정학적 가치가 높다. 아프리카에서 자국만의 문자를 갖고 있고 역사적으로 한 번도 식민지배를 당하지 않은 나라로 나름대로 존경을 받고 있는 국가이며 아디스바바 공항은 아프리카의 허브 공항 가운데 하나이다.

에디오피아의 식량 사정은 매우 심각하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셀라시에 황제를 폐위하고 공산주의 정권이 지배하던 1974년부터 1991년 사이 국가 인프라는 망가졌으며, 국영농장 체계는 농업 생산성을 심각하게 훼손시켰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인구증가율은 3% 이하로 낮아지고 있지만 2020년 인구증가율 예측치는 2.56%이다. 에디오피아의 곡물 총생산량은 약 2,500만 톤 수준이며 2015년 이래 정체 상태에 있다.

2010년 이후 곡물 총수입량은 200만 톤에서 300만 톤 사이에서 변동하고 있다. 국가 총곡물생산량의 약 10%를 수입에 의존한다는 것은 식량문제가 심각한 상황임을 말해주는 것이며 전국민의 약 20%는 심각한 영양부족 상태에 놓여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대형 농업개발사업으로 에디오피아를 지원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며 이 시대에 농업의 본질적 역할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사례이다.

우리나라도 1981년에 약 240만 톤의 쌀(Rice Total)을 수입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그 당시 우리가 쌀을 수입해야 했던 원인은 냉해 때문이었다. 쎄인트 헬렌스 화산 폭발로 인해 성층권까지 화산재가 올라가면서 전 지구적인 기상이변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 글로벌 시대의 농업은 이미 글로벌 산업이 되고 말았다. 농산물은 전 지구적으로 재배적지와 주산지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인류의 식량문제는 글로벌체계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농기계 산업도 글로벌화 해야 하는 숙명적 과제 앞에 서 있는 것이다. 미국 시장에 트랙터를 수출하는 것만으로는 앞으로 발생할 주기적 경영 부진 상황을 피해 갈 수 없기 때문에 전 지구적인 농업 관련 지식과 정보를 축적하고 글로벌경영의 태세를 갖춰 나가야 한다. 곧 추진될 에디오피아 농업개발사업의 성공적 추진이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진출의 거점이 되어 아프리카에 피는 무궁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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