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ICT 어드바이저 / 전 국제종합기계(주)대표
남영준 ICT 어드바이저 / 전 국제종합기계(주)대표

미국 대통령 선거가 소란 속에 바이든의 승리로 사실상 끝이 났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선거인단 수에서 바이든이 경합 주들(Swing States)에서 막판 뒤집기를 했다. 미국 선거인단 수는 538명인데, 인구비례로 뽑는 하원의원 수 435명과 각주마다 2명씩 상원의원 100명에, 워싱턴 DC 3명의 합계이다.

각주는 자기 주 하원의원에 상원의원 2명을 합친 선거인단 수를 가지며,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만 득표 비율대로 선거인단을 나눈다. 나머지 모든 주는 승자독식으로 이긴 쪽이 선거인단 수를 다 가진다.

필자가 미국 전역을 여행하고, 미국에 관한 책을 쓰고, 미국 내에서 전 지역을 상대로 영업을 한 경험과 미국의 내부 분석을 토대로 속살을 파헤쳐 본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고학력자, 여성, 소수인종과 소수 종교 층에서 지지가 높다. 공화당은 농촌의 백인, 남성, 전통적 기독교인들이 주 지지층이다. 실제 다녀보니 농촌은 다 공화당 지지였다.

미국 인종 구성은 2019년 기준으로 백인이 60%, 히스패닉이 18.5%, 흑인이 13.4%, 아시아계가 5.9%이다. 히스패닉이란 멕시코를 중심으로 중남미에서 온 사람을 말한다.
미국 센서스에 의하면 2045년에는 백인 비율이 50% 이하로 떨어지고, 히스패닉이 25%로 늘어난다. 그래서 과격한 백인들을 중심으로 백인 우위의 사회를 잃지 않으려고 한다. 잦은 인종 분쟁도 여기에 바탕이 있다.

미국 주에는 이미 백인이 소수로 변한 곳이 있다. 캘리포니아는 백인 비율이 37%이고, 히스패닉이 40%이다. 이번에 트럼프가 패한 뉴멕시코주는 백인이 37%, 히스패닉이 49%이며, 애리조나주는 백인이 54%로 계속 감소 추세이다.

반면 트럼프 지지로 붉게 물든 중부와 북부 주들은 농촌 지역이고 백인 비율이 70%를 넘고 있다. 남부 전통 기독교 주들도 공화당 지지인데, 조지아주는 흑인 비율이 31%이다. 최근 흑백갈등이 조지아주를 바꾸게 했다.

미국의 대학 졸업 이상 고학력 비율이 평균 30%인데, 미국 동부의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주들은 35%가 넘는다. 대서양 해안을 따라 메인주에서부터 버지니아주까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이다. 서부 해안의 워싱턴, 오리건,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주는 32~39%이다. 다 민주당의 요새이다.

선거 때마다 당선을 좌우하는 경합 주들은 오대호 주변의 주들(위스콘신, 미시건, 오하이오, 펜실베니아주)과 플로리다주이다. 오대호 주변 주들은 오래된 공업 도시가 많아 일자리에 민감하다. 플로리다는 쿠바계 이민자가 많은데, 멕시코에서 온 히스패닉과 달리 미국에 온 지 오래되어 자리를 잡아 보수적 성향도 있다.

보수 기독교 중심인 남부의 조지아주는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 주였다. 그러나 이번에 바이든이 근소하게 이겼는데, 속을 보면 대도시인 애틀랜타와 사바나 시 등에서 바이든 지지가 많아 전체적으로 이겼다. 대도시는 흑인 비율이 월등히 높은데 최근의 흑백 분쟁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흑백인종 분리는 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을 하고 난 뒤에 법적으로 없어진 줄 안다. 그러나 미국 남부에서는 공식적으로 흑백 분리를 인정한 법이 1965년에야 폐지되었다.

그전에 남부에서는 학교가 흑인과 백인학교가 따로 있었으며, 극장과 레스토랑도 구분되었다. 버스도 좌석이 분리되고, 버스 정류장도 흑인과 백인이 서는 자리가 구분되었다. 60대 이상의 사람들은 이런 경험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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